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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캐디, 근로자 아니다'는 근로기준법 '합헌'…"보호 법안 따로 신설돼야"

중앙일보 2016.11.24 15:55
‘골프장 캐디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근로기준법(제2조 1항 1호)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다만 “캐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노무 조건·환경에 대한 법 규정이 존재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이들을 보호할 새로운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24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8(합헌)대1(위헌)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인 A씨는 2013년 10월부터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으로 일하다 한달여 만인 그해 11월 중순경 해고를 당했다. 이에 A씨는 이듬해 2월 전남노동지방위원회에 ”부당해고“라며 구제 신청을 했다. 하지만, ”골프장 캐디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각하됐다.

불복한 A씨는 이번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 재판 도중 근로기준법 해당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헙법 소원을 청구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산업재해보상보장법이 골프장 캐디를 근로자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보호하고 있음에도, 해당 법 조항이 캐디를 근로자로 보호하지 않은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헌재는 근로기준법 해당 조항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려면 노무제공자(캐디)가 사업주와 ’사용 종속 관계‘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80년대 중반부터 ’자영인의 외양을 띠면서도 실제로는 근로자에 유사한‘ 특수형태근로자들이 생겨났는데, 캐디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자영인의 중간적 위치에 있는 노무제공자”라는 설명이었다.

또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이런 형태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근로자의 범위에 포함해야 하는데, 이는 근로기준법의 전면 확대 시행”이라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업무 지위와 성격, 내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노동유연성‘이 높은 우리나라의 고용 현실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계약 해지라는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다"며 "이들을 규율하고 보호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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