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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누진구간 3단계·배율 3배로 완화… 800kwh 쓰면 15만7290원 인하

중앙일보 2016.11.24 10:21
정부의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이 24일 국회에서 공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국회 산업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누진제 개편안을 보고했다. 산업부가 보고한 개편안은 총 3가지다. 3안 모두 누진제 구간을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한다. 누진배율은 11.7배에서 3배(2안은 3.1배)로 줄인다.

이 중 산업부가 가장 적정하다고 보는 안은 3번째 안이다. 3안은 단계별 전력사용량 구간과 kwh당 요금(요율)이 1단계(200kwh 이하)가 93.3원, 2단계(201~400kwh)는 187.9원, 3단계(401kwh 초과)는 280.6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한 달에 800kwh를 쓰는 경우 현행 33만3070원에서 15만7290원(47.2%)이 줄어든 17만5780원을 내게 된다. 평균사용량인 400kwh(4인 도시가구 평균 전력사용량 366kwh, 동·하절기엔 400kwh까지 상승)의 경우 6만9360원이던 요금이 1만1520원 감소한 5만7840원을 내게 된다. 전체로 보면 평균 11.6%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

김용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1단계는 필수 전력사용량, 2단계는 평균사용량을 기준으로 요금구간을 설정하는 선진국의 사례를 따랐다”며 “그러면서도 각 단계별 요율을 현실화해 대부분의 구간에서 요금 인하 효과를 골고루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부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안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정부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안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다만 이렇게 되면 누진제 1단계(200kwh 이하) 구간에 속하는 약 868만 가구는 누진배율이 오르게 된다. 전기 요금이 현행 보다 가구당 최대 3760원이 늘어나게 된다. 산업부는 1단계 가구의 전기요금이 오르는 걸 막기 위해 200kwh이하로 전력을 쓰는 경우 매달 4000원을 정액 할인해 주기로 했다. 반대로 매달 1000kwh를 초과해 사용하는 ‘슈퍼유저’의 경우 여름과 겨울에 1000kwh 초과 사용분에 한해 기존 누진제 6단계 요율(kwh당 709.5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전력판매사인 한국전력의 수입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3안이 시행되면 한전의 수입감소분이 연간 9393억원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3안 이외에 1안과 2안도 국회에 보고했다. 1안은 단계별 전력사용량 범위는 3안과 같지만 요율이 1단계 104원, 2단계 130원, 3단계는 312원으로 설정됐다. 김용래 정책관은 “1안은 구간과 요율이 선진국 사례와 누진제 기본 원리에 가장 근접하다”면서도 “최고 단계 요율이 kwh당 312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아 전력을 많이 쓰는 가구의 요금인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200kwh 이하로 전력을 쓰는 가구의 요금이 기존보다 올라가는 문제도 있다. 2안은 단계별 구간을 1단계(100kwh 이하), 2단계(101~200kwh), 3단계(200kwh 초과)로 구분했다. 2단계까지는 구간 범위와 요율이 현행 누진제와 같다. 이로 인해 저소비 가구의 요금 인상은 없다. 하지만 300~800kwh 범위의 사용가구는 요금인하 효과가 적거나 거의 없고, 800kwh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과도한 요금인하 효과가 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사회적 배려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도 확대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 다자녀, 대가족, 출산 가구, 사회복지시설 등에는 현행보다 최대 30%까지 요금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도 손질한다. 기본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을 1년 중 최대 사용치를 계산해 이를 매월 기본요금으로 적용하던 방식에서 매월 그 달의 최대 사용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신용민 산업부 전력진흥과장은 “이렇게 되면 평균 15~20%의 요금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원도 초중고교와 동일하게 교육용 전기요금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는 원하는 날짜에 전기 검침을 받을 수 있는 ‘희망 검침일제’ 대상 가구도 전 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계시별 요금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계시별 요금제란 전력수요 예측치에 따라 계절별로 하루를 3∼4개 시간대로 구분해 요금을 다르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지능형검침인프라(AMI) 구축 일정도 앞당길 계획이다. 신용민 과장은 “2020년부터 주택용 전기요금은 계시별 요금제를 기본으로 하고 누진제로 보완하는 방식을 시범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전은 이날 국회 보고를 한 후 28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12월 중순 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요금은 12월 1일부터 소급적용한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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