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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중국 ‘북한 돈줄’ 석탄·철광 수출 틀어막기 합의

중앙일보 2016.11.24 02:30 종합 10면 지면보기
지난 9월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 결의안에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유력시된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외교 소식통은 22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새 대북 제재안에 합의를 봤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이 제재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북한 수출 ‘민생 예외’ 조항 악용
사실상 광물 수출 예전대로 유지

미·중이 합의한 제재안은 석탄을 비롯한 북한의 광물 수출에 대한 통제가 핵심이다. 지난 3월 안보리가 채택한 포괄적 제재 결의(2270호)는 생계 목적의 석탄·철광석 수출은 허용하는 ‘민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그동안 이 조항을 악용해 광물 수출을 사실상 유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식통은 “결의안 2270호가 시행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북한의 석탄 수출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제재안엔 석탄 수출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키는 방안이 담겼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새 제재안은 북한의 석탄 수출이 생계 목적이라는 것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수입국에 강한 입증 의무를 부여하고, 검증되지 않은 수출은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우리 정부는 결의안 2270호를 통한 포괄적인 금융·무역 봉쇄에도 북한이 5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석탄 등 광물 수출로 달러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지난해 광물 수출은 13억5000만 달러(약 1조5900억원)로, 이 중 96%에 달하는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석탄 수출은 약 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이번 제재안은 중국의 북한산 광물 수입을 상당한 규모로 억제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의 동의와 협조가 어느 때보다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이유다. 유엔 관계자는 “미·중 합의가 두 달 이상 걸린 것은 예외 조항을 전부 틀어막자는 미국과 민생 예외를 가급적 폭넓게 허용하자는 중국의 입장 차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안은 북한 해외 노동자 고용 금지 의무를 회원국들에 부과하는 문제는 다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5만~6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북한 해외 노동자는 북한 당국의 또 다른 현금 확보 루트다. 북한 당국이 이들을 파견해 가져가는 돈은 적게 잡아도 연간 2억~3억 달러인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나서는 국가가 늘고 있어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은 위축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 인권결의안에 해외 북한 노동자의 인권 착취에 대한 우려가 명시된 것도 북한 노동자 해외 송출을 크게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안이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제 3국 기업에 대한 제재 방안을 담았는지도 관심거리다. 북한은 그동안 거래기업을 내세워 안보리의 제재를 피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미국이 자산동결 등 초강력 제재를 가한 단둥훙샹(丹東鴻祥)이 그런 사례다. 또 회원국의 선박 검사 의무화 실효성이 어떻게 강화됐는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과 왕래하는 선박들이 출발지와 목적지를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화물 의무 검색을 피하는 사례가 드러났다. 새 제재안은 러시아가 심각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중반 채택될 예정이다. 지난 3월엔 러시아의 막판 몽니로 결의안 채택이 일주일 정도 지연됐다.

미·중 합의엔 지난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회동이 큰 전기가 됐다. 지지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새로운 대북제재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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