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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는 51명 중 ‘샤이 탄핵파’는 몇 명?

중앙일보 2016.11.24 01:50 종합 5면 지면보기
“탄핵 찬성” 30명, “탄핵 반대” 30명, “고민 중” 49명. 중앙일보가 새누리당 의원 129명(응답자 109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다.

중앙일보 여당 전수조사에 눈치작전
비박계 탄핵 찬성 서명 받기로
친박 일부도 “국민 정서 생각하면… ”

이 설문결과가 보도된 23일 오전, 비박계는 자체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회의를 열어 탄핵 가결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도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특히 “고민 중”인 49명을 놓고 설왕설래했다고 한다. 그래도 다수가 실제 표결에선 이들이 찬성할 것이란 예상을 많이 내놓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역할을 하는 황영철 의원은 “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표결을 한다면 충분히 정족수는 나올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 의원 171명이 모두 탄핵에 찬성한다고 가정할 때 새누리당에선 29명 이상 찬성해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된다. 유승민 의원도 “당 안에 탄핵 찬성 의원 숫자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추가로 본지 설문에 응한 의원 3명 중 한 명은 탄핵에 찬성했고, 다른 두 명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새누리당 내 탄핵 찬성은 31명, 반대 30명, 고민 중은 51명이 됐다.

야권의 이탈표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새누리당에서 찬성이 50명은 나와야 탄핵 안정권이 될 수 있다는 게 비박계와 야당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비박계는 51명의 부동층이 실제 표결에선 찬성표를 던질 이른바 ‘샤이(Shy) 탄핵’ 세력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본지 조사에 응한 친박계 71명 중에서도 39명이 찬반 의견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검찰 수사, 촛불집회 규모, 청와대 대응에 따라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도 “국민 정서를 생각하면 무조건 반대하긴 어렵다”고 했고, “탄핵 요건과 절차를 다 확인하지 못했다”며 즉답을 피한 의원도 있었다.

비박계 부동층도 눈치작전 중이다. 비박계 한 중진 의원은 기자에게 거꾸로 “다른 의원들은 뭐라고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망설이고 있지만 표결 시일이 다가올수록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의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박계 초선 의원도 “중진 의원들과 야당으로부터 내 의견을 묻는 전화가 종종 오는데, 대답은 안 하고 동향 파악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의 한 의원은 “다른 ‘진박’(진짜 친박)들과 달리 이 시국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지역 정서를 함께 고려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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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국위는 이날 의원들을 상대로 탄핵 찬성 서명을 받기로 했다. 야권에 안정적 숫자가 확보돼 있다는 점을 알려 탄핵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야당에선 아예 탄핵안 발의 의원 명단에 200명 이상을 적어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무기명 투표라는 점 때문에 이탈표가 생길 수 있다”며 탄핵소추 표결을 기명으로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최선욱·이지상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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