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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수석 계좌 추적, 이영복과 돈거래 여부 조사

중앙일보 2016.11.24 01:21 종합 14면 지면보기
현기환(左), 이영복(右)

현기환(左), 이영복(右)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 사업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가 다음 주 현기환(57) 전 정무수석을 소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현 전 수석 피의자로 입건
이 회장 횡령·사기 혐의 28일 기소

부산지검 윤대진 2차장 검사는 23일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현 전 수석을 이번 주 소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다음 주 소환을 시사했다. 현 전 수석이 엘시티 시행업체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66·구속) 회장의 부탁을 받고 엘시티 시공사 선정과 금융기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 등에 모종의 역할을 하는 등 비리에 연루된 단서를 잡았다는 것이다. 윤 차장검사는 “이 회장의 비자금 사용처를 수사하던 중 현 전 수석의 범죄 혐의에 대한 단서를 포착했다. 22일 자택에서 압수한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의 계좌도 추적해 이 회장과의 돈거래 여부를 캐고 있다. 이로써 엘시티 관련 피의자는 현 전 수석과 정기룡(59) 전 부산시 경제특보 2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최근 자금 추적 요원을 보강해 570억원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의 비자금 사용처를 광범위하게 추적 중이다. 이 회장의 정·관계 인사 로비 의혹을 캐는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금품 로비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는 데다 상품권과 무기명 선불카드 등으로 지출해 비자금 사용처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28일 이 회장을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기소 후에도 로비 의혹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 투자 이민제 지정, 포스코건설의 시공사 선정, 부산은행 등 금융기관의 PF 약정 등 제기된 의혹이 많아서다. 이들 의혹과 관련된 지역 인사의 이름도 꾸준히 거명된다.

핵심은 역시 현 전 수석이다. 그는 이 회장과 수십 차례 함께 골프를 치거나 주 2~3회 유흥주점에서 만났다는 증언이 있으며, 엘시티 사업의 주요 고비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현 전 수석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사업 인허가 당시의 전·현직 부산시장도 의혹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은 재임 시절 현 전 수석을 경제·노동특보로 뒀었고, 엘시티 사업자 선정, 주거시설 건축 허용 당시 시장 자리에 있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회장이 현 전 수석을 통해 허 전 시장에게 로비하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최근 사직한 정기룡 경제특보와 연결된다. 정 전 특보가 서 시장 캠프 합류 전 엘시티 시행사 부사장 등을 지내며 사업을 주도한 때문이다. 부산의 A 국회의원은 시의회 등에 압력을 넣어 엘시티를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허남식 전 시장과 서병수 시장, 이진복 의원 역시 이런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부산고법원장 출신 이기중 변호사도 언급된다. 이 변호사는 시행사 엘시티의 고문 변호사를 지냈고, 시행사의 3대 주주인 ‘에코하우스’의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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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숙 부산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엘시티 사업은 특혜 의혹이 많고, 고위 인사도 다수 연루돼 있는데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검찰이 제대로 못하면 특검을 도입해서라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최은경·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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