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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감 “국정교과서 공동 대응”

중앙일보 2016.11.24 01:18 종합 16면 지면보기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맞서 17개 시·도 교육감들이 공동 대응책을 논의한다. 23일 이재정(경기도교육감)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강행할 경우 17개 시·도 교육감이 공동 대응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등 반대파 대안교과서 준비
교육부 “내용도 안보고 매도 씁쓸”

이 회장 등 17개 시·도 교육감이 참여하는 협의회는 24일 오후 세종시에서 전체회의를 연다. 회의에선 17개 시·도 교육감이 공동으로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방안, 국정화 강행 시 국정 교과서를 무력화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일방적인 고시와 ‘밀실 집필’ 등 비정상적인 절차로 만든 교과서를 교육감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 시·도 교육감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내겠다”고 말했다.

이미 국정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서울·강원·세종·광주·전북교육청 등은 국정 교과서를 대체할 ‘대안 교과서’(보조교재)를 준비 중이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8일 정부가 공개하는 교과서는 서울교육청 차원에서 검토조차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장휘국 광주교육감도 “내년 3월 일선 학교에 국정 교과서를 배포하지 않고, 교육부에 대금 지급도 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의 거부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의무교육인 중학교는 교과서가 무상 지급되지만 고등학교는 한 권당 약 4000원을 내고 교과서를 구입해야 한다. 지난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 불매운동을 시작했고, 지난 5일 출범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부모 모임’에는 이날까지 약 3만 명이 동참했다. 내년도 1학년 1학기 과정에 역사 과목을 편성하지 않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전체 90개 중학교 중 88곳은 내년에 국정 한국사 교과서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새 교과서는 내년 신입생부터 적용되는데, 역사 과목 편성을 유보하면 일단 1학년 1학기에 국정 교과서를 구매해 가르치는 부담을 피할 수 있다.

학계에서도 ‘교과서 불복종’ 운동을 하고 있다. 전국 102개 대학 역사학자 561명은 “청와대 및 소수 정치세력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국정 교과서는 폐기해야 한다 ”는 성명서를 22일 이준식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교육부는 당혹스러운 눈치다. 익명을 요청한 교육부 관계자는 “반발이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 ‘국정’이라는 이유만으로 내용도 보지 않고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조 교육감은 “새로운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2018학년도까지 국정 교과서 도입을 1년을 연기하고 국정화를 재검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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