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35순위로 뽑힌 새내기…NFL 인생역전 터치타운

중앙일보 2016.11.24 01:00 종합 30면 지면보기
올시즌 댈러스 카우보이에 입단한 신인 쿼터백 닥 프레스콧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정상급 선수인 토니 로모를 밀어내고 주전 멤버가 된 그는 팀을 NFL 전체 승률 1위에 올려놨다. [사진 NFL 홈페이지]

올시즌 댈러스 카우보이스에 입단한 신인 쿼터백 닥 프레스콧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정상급 선수인 토니 로모를 밀어내고 주전 멤버가 된 그는 팀을 NFL 전체 승률 1위에 올려놨다. [사진 NFL 홈페이지]

최근 발간된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올시즌 미국프로풋볼(NFL)계에 데뷔한 신인을 집중 조명했다. 그의 이름은 닥(다코다) 프레스콧(23). 댈러스 카우보이의 새내기 쿼터백이다. 프레스콧은 올해 댈러스에 입단하자마자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NFL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떠올랐다.

댈러스 쿼터백 닥 프레스콧
주전 선수 부상으로 출전 기회잡아
강한 어깨, 정교한 패스 능력 갖춰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은 ‘필드 위의 사령탑’이라 불린다.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넓은 시야, 게임의 흐름을 읽는 눈, 판단력, 강한 어깨를 두루 갖춰야 한다. 때문에 대학을 갓 졸업한 풋내기 신인 선수가 프로 데뷔 첫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프레스콧은 팀이 치른 10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프레스콧이 중심을 잡자 댈러스는 최강 팀이 됐다. 지난 9월 뉴욕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19-20으로 패한 뒤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NFL 32개팀 가운데 승률(0.900)이 가장 높다.
미국 CNN은 프레스콧의 활약이 이어지자 “댈러스가 ‘흙 속의 진주’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올해 초만해도 프레스콧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머니 페기가 지난 201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프레스콧은 슬럼프에 빠졌다. 미시시피 주립대에서 2학년부터 주전 쿼터백으로 뛰었지만 경쟁자들에 비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인 드래프트 직전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결국 프레스콧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35번(4라운드)째로 댈러스에 지명됐다. 쿼터백 중에서도 8번째였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 입성에 성공했지만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그는 팀의 3번째 쿼터백이었다.

하지만 주전 쿼터백 토니 로모(36)가 시범경기에서 척추 압박골절 부상으로 빠진 사이 기회를 잡았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그는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쿼터백은 주변 수비수들의 비호 아래 리시버나 러닝백에게 공을 전달하는 게 주임무다. 그런데 프레스콧은 직접 공을 들고 뛰는 러싱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정교한 중장거리 패스 능력까지 갖췄다. 프레스콧은 올시즌 전진패스 2640야드(16위)를 기록했다. 올해 함께 입단한 러닝백 에제키엘 엘리엇(21)과 찰떡 호흡을 과시한 그는 패싱 터치다운를 벌써 17개(12위)나 기록했다.

쿼터백의 활약을 보여주는 지표인 ESPN의 토탈QBR 점수는 84.5점으로 현역 최고 쿼터백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85.9점)에 이어 전체 2위다. 또 개막전 이후 176번의 패스시도에서 한 번도 인터셉션(가로채기)을 허용하지 않았다. 브래디가 신인 시절인 2000년 세웠던 162회를 넘어섰다. 본인이 공을 들고 뛰는 러싱 터치다운도 4개나 된다. 시즌 전 만해도 프레스콧이 로모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다. 로모는 2003년 댈러스 입단 이후 13년간 줄곧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올시즌 로모의 연봉은 2083만 달러(약 244억원). 반면 프레스콧의 연봉은 40분의 1 수준인 54만 달러(약 6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NFL 정상급 쿼터백 로모가 이달 초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주전은 여전히 프레스콧이다. 최근에는 로모의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댈러스는 ‘미국의 팀(America’s Team)’이라는 별명처럼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팀 중 하나다. 구단주 겸 단장인 제리 존스의 남다른 마케팅 수완으로 지난해에만 NFL에서 가장 많은 7억 달러(약 821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댈러스는 올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등을 제치고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프로스포츠 구단’ 1위(40억 달러·약 4조7000억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1995시즌 이후 수퍼보울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올시즌에는 신데렐라 프레스콧이 21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