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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고리토의 비정상의 눈] 통영 앞바다에서 발견한 한국인의 국난극복 의지

중앙일보 2016.11.24 01:00 종합 32면 지면보기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카를로스 고리토
브라질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얼마 전 방송 촬영차 통영에 다녀왔다. 특산물인 굴을 맛보고 경치를 구경했다. 고향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바다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통영 앞바다에 솔직히 별 기대는 없었다. 그러나 도착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깨달았다. 통영 앞바다는 지금까지 본 바다 중 손꼽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멋진 섬도 많고 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는 해수면과 시원한 바람은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한 편의 시처럼 감동적인 바다였다.

이어지는 설명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평화롭게만 보이는 이 바다에서 몇 백 년 전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니 말이다. 주인공은 외국인인 나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출근길에 광화문과 충무로를 지나며 자연스레 익숙해진 이름이다. 이순신공원을 둘러보며 이곳에서 치른 전투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12척의 배로 10배가 넘는 적을 물리쳤다니 들으면 들을수록 대단한 영웅이라고 느꼈다.
이순신공원을 방문한 뒤 장군과 장군이 치른 전투, 그리고 임진왜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영화 ‘명량’도 봤다. 최근 TV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보다가 ‘영웅 이순신’이 아닌 ‘인간 이순신’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됐다. 15년 이상 과거에 계속 낙방했으며 급제하고도 청탁을 거절해 좌천되기도 했다.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음에도 모함을 받아 옥살이도 했다. 큰 전투를 치르기 전에 가족을 잃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고통을 이겨내고 가슴속에 용기를 품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나라를 지키는 데 헌신했다. 이 프로그램은 나라를 지키기 위한 백성들의 노력도 함께 언급했다. 고통받던 백성들도 애국심을 잃지 않았다. 유교 국가에서 탄압받던 승려까지 의병으로 나섰다.

통영에서 본 그 아름다운 바다는 이순신 장군은 물론 모든 백성이 한마음으로 지켜낸 곳임을 깨달았다. 그제야 비로소 통영의 아름다운 경치뿐 아니라 그곳을 지키기 위한 대한민국 조상의 용기와 헌신에도 감동할 수 있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의 주인이 돼 나라를 지킨 것은 우리 조상”이라는 TV 속 설명이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대한민국의 선조는 물론 그 뜻을 이어받아 노력하고 있는 현재의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임진왜란처럼 아무리 힘겨운 상황이 온다고 해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 늘 그랬듯이 말이다.

[브라질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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