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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 높이는 ‘양성 평등’

중앙일보 2016.11.24 01:00 경제 8면 지면보기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구조개혁평가보고서(Going for Growth 2016)’를 통해 한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낮은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지목했다. 특히 30대 여성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속할 정도로 여성의 핵심 생산 인력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내 다양성 존중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는 학계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세계여성지도자평의회 사무총장인 로라 리스우드는 지난해 다양성이 존중되는 조직이 보다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연구 결과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게재했다. 이사회 구성의 4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제도를 의무화한 노르웨이 기업 사례를 분석했다. 제도 도입 전후를 모두 경험한 남녀 임원 23명을 심층 인터뷰해 결과를 실었는데 자못 흥미롭다. 여성 임원들이 남성 임원들과는 다른 관점, 경험, 전망을 공유하면서 의사 결정의 질과 효율성이 올라간 것은 물론 이사회 지배구조나 그룹 내 역학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로레알은 ‘다양성과 평등’이라는 핵심 가치를 조직 제도에 적극 반영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본사의 경우 간호사와 심리학 전공자가 포함된 보육교사들이 운영하는 직장 내 탁아소는 물론, 여직원이 출산휴가 후 복귀하면 희망 부서로 옮겨주는 제도가 활발히 운영된다고 한다. 로레알 미국지사는 2014년 미국에서는 최초로 ‘경제적 양성평등’ 기업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사노피도 전세계적으로 전체 임직원의 45%, 매니저급의 약 40%가 여성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양성 평등 기업이다. 사노피 코리아의 경우에는 여성 임원 비율이 45%에 달한다. 각종 제도 등 인프라 못지 않게 조직 내 성별 차이로 인한 갈등 관리, 여성 리더십 등 구체적인 교육 노력을 병행해 온 것이 주요했을 것으로 본다. 한국의 경우 ‘성별 이해지능(Gender Intelligence)’을 높이기 위해 여자 상사와 남자 부하직원과의 소통문제 해결법, 조직과 가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관리와 같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마련해 왔다.

많은 기업이 더 적극적인 가족친화적으로 변해야 양성 평등을 포함한 다양성이 주는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금남(禁男)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육아 휴직을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로 인식해야 하고, 우수한 여성 인력들이 결혼, 출산, 양육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력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양성 모두 가정과 커리어를 양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직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엔의 슬로건처럼 ‘성 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 보이지 않는 뿌리 깊이 남아 있는 성별 불균형 해소를 개인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이 조직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배 경 은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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