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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재능나눔이 농촌·도시 거리 좁혀

중앙일보 2016.11.24 01:00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도시와 농촌 생활의 차이가 없는 국가가 선진국이라고 한다. 도농 간 생활격차를 줄이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정책목표이다. 최근 재능나눔을 통해 도농 간 격차를 해소하고 화합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밋밋했던 농촌마을 벽이 형형색색 옷을 입는다. 단조롭고 칙칙했던 학교 담장이 멋진 미술작품으로 탈바꿈한다. 머리를 곱게 자르고, 난생처음 네일아트도 받은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난다. 이곳저곳 낡고 허름했던 집이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깔끔한 새집으로 변모한다. 도시민의 ‘농촌재능나눔’ 덕분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부터 ‘농촌 재능나눔 활동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6년째를 맞는 농촌재능나눔 활동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농 간 화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농촌지역은 국가 전체 고령화 속도의 3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농가경영주의 38%가 70대 이상이며, 평균 연령은 66세에 이른다. 의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절실하나 도시와 비교하면 매우 부족하다. 도시민의 재능나눔은 고령화된 농촌 사회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의사와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굿닥터스’ 나눔봉사단 40여 명은 의령군 관내 주민 300여 명에게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5년 전부터 꾸준히 농촌재능나눔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 곰두리봉사회’는 농촌의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을 찍어주고, 돋보기 안경을 보급해 주민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농촌 주민에게 부족한 마을 가꾸기나 경영, 유통, 홍보 등에 대한 전문가의 재능기부는 농촌 발전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마을개발 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하는 ‘한국웰니스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경영지원과 컨설팅을 도와주고 있는 ‘Hup지원센터’, 소셜마케팅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1004재능기부단’ 등이 좋은 예다.

재능나눔은 받는 쪽뿐만 아니라 주는 쪽에도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필자의 한 지인은 은퇴 후 의학전문대학을 졸업하고 베트남으로 떠났다. 베트남 농촌에서 현지인을 진료하며 은퇴한 동년배보다 훨씬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고 있다. 심리학자 존 뉴링거는 ‘여가’를 단순한 휴식이나 자유 시간이 아니라 ‘내적 동기를 가지고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한 모든 행위’라고 규정했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재능나눔은 소비적 삶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생산적 여가이자 치유의 기회가 될 것이다.

농촌재능나눔은 특별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만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을 외관을 정비하는 일부터 주민을 위한 운동, 이·미용, 각종 교육, 농촌관광 홍보와 컨설팅까지 무엇이든 참여할 수 있다. 소소한 재능이라도 함께 나누면 특별해진다. 농촌재능나눔이 국민 누구나 참여하는 문화로 정착된다면 도농 교류와 상생, 통합의 가치가 한국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릴 것이다.

김 재 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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