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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형 vs 테일 오브 테일즈

중앙일보 2016.11.24 00:01
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감독 권수경 출연 조정석, 도경수, 박신혜 각본 유영아 제작 이용남, 최선희 촬영 기세훈 편집 신민경 미술 박영찬, 김종우 음악 박인영, 김태성(Monopole) 장르 드라마 상영 시간 110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11월 24일

줄거리 유도 국가대표 유망주였던 고두영(도경수)은 경기 도중 사고로 시력을 잃고 폐인처럼 살아간다. 사기 전과 10범으로 수감 중인 그의 형 고두식(조정석)은 두영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1년 일찍 가석방된다. 오랜만에 만난 형제는 옥신각신하지만, 곧 떨어져 지낸 힘겨운 시간을 터놓으며 관계를 회복한다. 두식은 두영의 패럴림픽 진출을 위해 물심양면 돕는다.

별점 ★★☆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7번방의 선물’(2013, 이환경 감독) 각본을 쓴 유영아 작가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맡았다. 그런 만큼 ‘형’ 역시 기존 한국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뭉클한 가족애, 갑작스럽게 다가온 죽음의 그림자 등 예상 가능한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다. 극이 시작하자마자 두영이 시력을 잃는 등 대다수 사건이 기능적으로 배치된 듯하지만, 그러한 전형성이 이 영화의 중요한 기틀이기에 크게 위화감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웃기다 울리는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몸을 맡기면 그럭저럭 볼 만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탄탄한 연기력과 훈훈한 이미지를 지닌 두 배우의 열연 덕분이다. 조정석은 자신의 출세작 ‘건축학개론’(2012, 이용주 감독)의 납득이가 돌아온 듯한, 익숙하고도 발랄한 연기로 웃음을 선사한다. 차지게 욕을 내뱉고, 아픈 동생에게 못된 짓을 하는 두식이 밉지 않은 것은 모두 그 때문이다. 도경수 역시 앞이 보이지 않아 삶에 활력을 잃은 두영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다. 아이돌 엑소(EXO)의 멤버가 아닌, 배우로서 그를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 정도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흠은 ‘형제가 친해진다’는 명목 하에, “(너무 못생겨서) 여자도 아니야”라는 등 여성의 외모를 아무렇지도 않게 비하하는 대목이다. 그나마 이런 대사의 불쾌함이 덜한 건, 두 주연 배우의 맑고 선한 기운 덕분일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형제가 친해지는 방법은 많을 텐데, ‘형’에 등장하는 건 빤한 방식뿐이다. 사우나에서 함께 목욕하고, 클럽에서 여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 등등. 이렇게 이 영화에는 지금 사회에서 통용될 것이라 여기는 많은 고정관념이 집약적으로 드러나 있다. 가족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관객의 마음을 저미는 주제일 테지만, 이를 시대 변화에 맞춰 세심하게 그려 내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 코미디로 시작해 신파로 끝나는 영화. 관객의 눈물샘만 자극하려 애쓰는 통에 감동보다 지루함이 크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은 단연 돋보인다. 조정석과 도경수가 만들어 내는 형제 연기가 이 영화를 이끈다. 이지영 기자

★★☆ 실명한 동생과 그 동생을 팔아 가석방된 사기꾼 형. 이 캐릭터를 통해 보통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 그대로 영화가 전개된다. 웃겼다 울리는 데는 조정석의 역할이 크지만, 이 영화가 끝나고 기억에 남는 것은 도경수의 텅 빈 눈. 윤이나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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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 오브 테일즈
감독 마테오 가로네 출연 셀마 헤이엑, 뱅상 카셀, 스테이시 마틴 장르 판타지, 드라마 상영 시간 133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1월 24일

줄거리 첫 번째 이야기. 왕자를 낳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왕비(셀마 헤이엑)는 괴물의 심장을 먹고 하루 만에 아이를 잉태한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여색을 밝히는 왕(뱅상 카셀)이 첫눈에 반한,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스테이시 마틴)의 비밀이 드러난다. 마지막 이야기 에서는 괴물과 결혼해야 하는 공주(비비 케이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별점 ★★☆ ‘테일 오브 테일즈’는 이탈리아 작가 잠바티스타 바실레가 고향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구전돼 내려오던 민담을 엮어 쓴 동화집 『펜타메론』(원제 Pentamerone) 속 이야기 50편 중 3편을 골라 만든 영화다. 세 편 모두 여성을 주인공으로, 지나친 욕망 때문에 점차 괴물이 되어 버린 이들을 그린다. 원작은 『라푼젤』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의 원형이 된 동화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등 유명 동화 작가들이 영감받았다고 밝힌 작품이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회화적인 이 영화에는 화려한 미장센이 꽉꽉 들어차 있다. 다른 예술이 아닌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마음껏 뽐내려 한 인상이다. 왕비의 빨간 드레스, 왕비와 왕자가 헤매는 미로, 퇴폐적인 여인들이 널브러져 있는 냇가, 아름다운 여인이 빨간 침대보를 두르고 누워 있는 숲과 같은 강렬한 이미지들이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이렇게 비현실적이며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들은 CG(컴퓨터 그래픽)보다 미술·의상·분장의 힘에 기댔는데, ‘장인이 한 땀 한 땀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그 느낌이 주는 강렬함이 꽤 크다. 마테오 가로네 감독은 이를 위해 이탈리아 고성을 직접 찾아 촬영하는 등 크게 공들였다.

아쉬운 것은 느슨한 이야기 전개와 주제 의식이다. 오래된 이야기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감독의 통찰이 빛나는 현대적 재해석이 없다. 원작의 판타지를 고스란히 재현한 점은 어떤 관객에겐 분명 매력적이겠지만, 그간 ‘고모라’(2008) ‘리얼리티:꿈의 미로’(2012) 등을 만들어 온 가로네 감독에게 그 이상의 것을 바랐던 관객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 터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 중세의 상상력을 조금도 훼손 없이 펼쳐 낸 이미지의 향연. 서로 다른 세 개의 민화를 ‘성(城)’이라는 공통된 공간으로 꿰어, 욕망의 민낯을 드러낸다. 주제의 밀도보다 시각적 즐거움을 만끽할 만한 작품. 나원정 기자
 
슈퍼소닉
감독 맷 화이트크로스 출연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 122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1월 24일
줄거리 1990년대 영국 록 음악의 중흥기를 장식한 로큰롤 밴드 ‘오아시스(Oasis)’를 다룬 다큐멘터리. 밴드의 핵심 인물인 노엘 갤러거·리암 갤러거 형제의 회상을 중심으로 밴드의 결성과 성공, 해체 과정을 따라간다.

별점 ★★★★ 오아시스의 동력이자 재앙이었던 갤러거 형제의 라이벌 관계를 통해 이 밴드의 흥망성쇠를 짚은 다큐멘터리. 이들의 재능이 어떻게 밖으로 폭발하고, 그 힘에 못 이겨 안에서는 어떻게 파열되어 가는지 집요하게 진찰한다. 불화로 얼룩진 과거마저 유쾌한 농담과 독설로 풀어내는 갤러거 형제의 ‘쿨한’ 입담이야말로 가장 큰 재미다. ‘뮤지션의 개성과 음악 세계를 영화 매체에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에 관한 이정표로 오랫동안 남을 작품. 고석희
 
혼자
감독 박홍민 출연 이주원, 송유현, 이성욱 장르 미스터리, 판타지 상영 시간 90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1월 24일
줄거리 망원렌즈로 건너편 옥상에서 벌어지는 살인 현장을 목격한 남자(이주원). 작업실까지 쫓아온 복면 쓴 괴한들은 남자의 머리 위로 망치를 쳐들고, 그 순간 정신을 잃은 남자는 낯선 달동네에서 알몸으로 깨어난다. 자꾸만 같은 장소에서 다른 행색으로 깨어나는 남자. 그는 달동네를 맴돌며 헤어진 연인, 식칼 든 소년, 애써 잊고 있던 어머니와 마주친다.

별점 ★★★ 달동네가 배경인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남자. 그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후회와 죄의식이 쉴 새 없이 새로운 악몽을 빚어낸다. 달동네의 가파르고 좁은 골목, 복잡한 지형을 고스란히 림보처럼 살려 극의 흐름에 녹여낸다. 악몽 속에 드러나는 남자의 과거는 다소 거칠고 통속적인 측면도 있지만, 배우 이주원의 호연이 집중력 있게 극을 견인한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수상작이다. 나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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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레이
감독 게비 델랄 출연 나오미 와츠, 엘르 패닝, 수전 서랜던 장르 코미디, 드라마 상영 시간 92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1월 24일
줄거리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소년 레이(엘르 패닝)의 엄마 매기(나오미 와츠)는 싱글맘이고, 외할머니 돌리(수전 서랜던)는 레즈비언이다. 레이는 더 이상 현재의 상태를 견딜 수 없어, 성(性)확정 수술을 받아 완벽한 남자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다. 하지만 수술을 위해서는 생물학적 친부의 서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매기와 레이는 갈등을 겪는다.

별점 ★★★ 레즈비언과 싱글맘, 트렌스젠더로 이어지는 3대(代)의 삶을 의외로 코믹하게 풀어냈다. 다만 이들이 각자 그리고 함께 겪는 삶의 고통이 이야기로 끈끈하게 엮이지 않는 점은 아쉽다. 수전 서랜던과 나오미 와츠는 제 몫을 한다. 이들의 안정적인 연기 아래서 이 영화를 ‘레이에 대한 이야기’로 완성시키는 것은, 소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엘르 패닝이다. 윤이나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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