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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박 대통령 뇌물혐의 입증에 주력해야 한다

중앙일보 2016.11.21 21:14 종합 30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향후 검찰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특별수사본부는 “특검 수사 이전까지 대면조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서도 “수집된 증거에 따라 객관적이고 엄격하게 판단했다”면서 “앞으로도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검찰 조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

 그렇다면 특검 출범이 예상되는 다음달 초까지 검찰이 해야 할 수사는 박 대통령의 뇌물혐의 입증을 비롯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정 농단 의혹 등이다. 이 모두 향후 특검 수사 대상이지만 검찰이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마무리를 짓는 것이 모양새가 나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사팀은 박 대통령에게 뇌물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법조계 내에서도 기업체에서 받은 돈의 성격을 놓고 법리적 논란이 일고 있지만 뇌물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검찰은 대통령이 기업 총수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협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강요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넓게 보면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한다. 이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때 대법원 판례까지 나왔다.

 특히 검찰은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우 전 수석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 우 전 수석의 횡령사건을 담당했던 윤갑근 특별수사팀장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병행돼야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울분과 의혹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정 농단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최순실씨 등을 비호한 의혹을 사고 있는 김 전 비서실장과 관련해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금도 시중에는 두 사람이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을 부추긴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은 이 두 사람에 대한 수사도 박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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