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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공화당 경선 1차 투표에서 풍운아 사르코지 패배

중앙일보 2016.11.21 18:00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중앙포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중앙포토]

“슬픔도 씁쓸함도 없다.”

니콜라 사르코지(61) 전 프랑스 대통령의 20일 발언이다. 이날은 다음 프랑스 대통령을 정한다고 여겨지는 공화당 경선의 1차 투표일이었다. 그는 3위에 머물렀다. 1·2위가 겨루는 27일 결선투표 행이 좌절된 것이다. 그는 “프랑스 유권자들의 다수를 확신시키는데 실패했다. 이젠 공인보다는 개인의 삶에 무게를 둘 때가 됐다. 프랑스에 행운을”이라고 했다.

화려한 ‘정치 풍운아’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엔 누구도 그가 정계를 떠났다고 여기지 않았다. 실제 2014년 돌아왔고 당 대표가 됐다. 당명을 대중운동연합에서 공화당으로 바꾸었다. 대선 당시 정치자금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재도전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반이민·반이슬람 정서에 적극적으로 올라타기도 했다. 투표 전엔 알랭 쥐페(71) 전 총리와 함께 결선투표를 치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현지 언론에선 이번 결과를 두고 “그로선 창피한 일”이라며 “그의 정치 생명이 실질적으로 끝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확실한 우세를 보인 이는 여론조사 때마다 늘 3위를 해서 ‘제3의 사나이’(a third man)으로 불린 프랑수아 피용(62)이다. 93% 개표한 결과 44.1%를 얻어 쥐페 전 전 총리(28.6%)를 멀찌감치 앞섰다. 피용은 사르코지 대통령 때 총리를 지냈다. 가톨릭인 그는 동성결혼에 반대표를 던진 사회적 보수주의자며,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존경하는 시장경제 옹호론자다. 부인은 영국 웨일즈 출신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기도 한다. 사르코지는 피용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다.

쥐페는 그간 여론조사에서 늘 1위였으나 막상 투표함을 열자 2위에 머물렀다. 그는 “오늘 놀라운 결과가 있었다. 일요일(27일)엔 (내가 이기는) 또다른 놀라움이 있을 것”이라며 호언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결선투표에 진출하고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들 내다본다.

한편 독일에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일 “독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공식적으로 4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한때 80%였던 지지도는 50%대로 떨어졌다. 집권당인 기민당(CDU) 인사들은 선거 전망에 대해 “메르켈과 함께 해도 어렵겠지만 메르켈이 없으면 승리를 기대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가 4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마치면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최장수 총리(16년)가 된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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