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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1800억원인 엘시티 이영복, 아파트 사업 추진하고 분양보증받은 비결은?

중앙일보 2016.11.21 17:34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6·회장)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6·회장)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개발사업의 시행사 엘시티 실소유주 이영복(66)회장이 1800억원의 빚을 지고도 어떻게 아파트 사업을 하고 분양까지 할 수 있었을까? 비밀은 시행사에 아무런 명의를 두지 않고 단지 사주(오너)로서 시행사와 시행사의 주주회사인 자회사와 특수관계 회사를 지배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0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보증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이 회장이 1996년부터 추진한 부산 다대·만덕 택지개발사업에 1041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회장이 사업 약정을 위반함에 따라 부지를 매각해 834억원을 회수했다. 이어 소송을 벌여 원금 607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 등 약 1800억원을 받을 수 있는 법원 판결을 받아냈다. 이 회장을 채무불이행자로 법원에 등록해놓은 이유다.

하지만 이 회장은 2000년 전후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제이피홀딩스PFV라는 이름으로 L아파트 시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업은 아파트 3400여가구와 오피스텔 960실을 짓는 대규모 사업이다. 1차 아파트는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이 사업을 위해 분양보증서 발급을 신청했으나 보증공사가 경영실권자가 빚이 있는 이 회장임을 알고 보증서 발급을 거절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제이피홀딩스의 주식을 양도해 더 이상 사업주체의 실경영자가 아니라는 법원 판결을 받아내 결국 보증서를 받아냈다. 보증공사가 보증한 금액은 1조1000억원이나 돼 무사히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보증공사는 민간사업자가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법적 하자가 없으면 분양자의 피해를 막기 위한 보증서를 발급해야 한다. 시행사 부도 등 사고가 날 경우 보증금을 떼이는 피해를 입게된다.

보증공사는 다시 부산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사업에 1조9000억원의 분양보증을 했다. 보증 신청인인 ㈜엘시티PFV의 실경영실권자가 이 회장이라는 입증을 할 수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사연은 이렇다. 이 회장이 경영실권자라는 의혹이 있는 ㈜청안건설이 ㈜엘시티PFV의 주주였으나 청안건설은 보증단계에서 주식을 양도했다. 엘시티PFV의 주주가 청안건설이 아닌 이젠위드 37%, 강화㈜ 25%, 에코하우스 24%, 아시아엘에스디엔씨 6%, 부산은행 6%, 기타 2%로 바뀐 것이다.

보증공사는 주식양수양도 계약에 따라 거래대금이 지급된 사실이 있는 증빙자료가 확인됨에 따라 엘시티에 분양 보증서를 발급해야 했다.

문제는 이젠위드 등이 이 회장이 명의를 감추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실소유주로 지배하는 청안건설의 자회사 또는 특수관계 회사라는 점이다. 청안건설은 원래 엘시티PFV의 지분 36.5%를 갖고 있었으나 2014년 이 지분을 특수관계회사인 이젠위드에 팔았다. 또 다른 엘시티PFV의 주주인 에코하우스는 청안건설의 자회사로 알려졌다. 에코하우스는 이 회장과 변론 등으로 인연이 있는 부산고법원장 출신 변호사와 데코시너지가 각각 41%,29%씩 지분을 갖고 있다. 데코시너지는 역시 청안건설과 서로 대출지급 보증으로 엮여있다. 여기에 청안건설이 지분을 가진 제이피홀딩스·니온·㈜석정 등과 청안건설의 자회사로 추정되는 그레코스 등이 엘시티 PFV의 주주사들과 지급보증 등 금융·용역거래를 해왔다.

검찰은 이 회장이 엘시티PFV의 자회사와 특수관계회사, 청안건설 등에 임원을 파견하거나 바지사장을 내세워 사실상 경영을 지배하면서 서로 용역거래 등을 하면서 570억원을 횡령하고, 이 돈 일부가 정·관계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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