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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 이지영 기자의 질문있습니다] 한국영화의 11월 배급 전략은, 오직 눈치 싸움?

중앙일보 2016.11.21 16:35
`가려진 시간` 사진=쇼박스

`가려진 시간` 사진=쇼박스

‘텐트폴 영화(Tentpole Movie·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는 여름·겨울 성수기에 개봉한다.’ 국내 배급사들의 전략은 이것뿐인 걸까. 명확한 배급 전략보다 치열한 눈치 싸움으로 개봉일을 정하다 보니 영화계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바로 지금, 11월처럼 말이다.

11월 개봉 영화들의 일정이 개봉일 변경·연기·무산 등으로 뒤죽박죽 엉켰다. 강동원·신은수 주연의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 쇼박스)이 ‘관객층 확대’를 고려해 11월 10일에서 16일로 개봉일을 옮기면서, 16일 개봉 예정이던 유지태·이정현 주연의 ‘스플릿’(최국희 감독, 오퍼스픽쳐스)이 9일로 개봉일을 바꿨다. 이어 16일로 개봉일이 잡혀 있던 차태현·김유정 주연의 ‘사랑하기 때문에’(주지홍 감독, NEW)도 개봉일을 연기했다. 참고로, 16일은 대중적 관심이 집중된 ‘가려진 시간’과 ‘신비한 동물사전’(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개봉하는 날이다. 김남길·천우희 주연의 ‘어느날’(이윤기 감독, 오퍼스픽쳐스)은 10월 27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11월 2일 열릴 예정이던 제작 보고회를 후반 작업을 이유로 취소했다. 공식화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정했던 ‘어느날’의 개봉일은, 엄지원·공효진 주연의 ‘미씽: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메가박스 플러스엠)과 조정석·도경수 주연의 ‘형’(권수경 감독, CJ엔터테인먼트)이 개봉하는 30일이었다.

충무로에서 10~11월은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검은 사제들’(장재현 감독)과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이 흥행에 성공하며 많은 영화들이 11월 틈새시장에 몰렸다. 배급사들이 흥행에 더 유리한 ‘타이밍’을 선점하고자 치열하게 눈치 보는 이유다. 이는 개봉 첫 주 흥행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개봉 첫 주에 만족할 만한 관객 수를 끌어 모으지 못하면, 아무리 대형 영화라도 스크린을 내줘야 하기 때문. 그러나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배급사들이 지나치게 갈팡질팡한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보다 합리적인 영화 배급을 위한 배급사들의 고민과 전략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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