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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바닥에 물뿌리고 운전 중 '드리프트'

중앙일보 2016.11.21 14:59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 센터`에서 한 참가자가 `M 드리프트`교육을 받고 있다. 드리프트(drift)란 차량을 고의로 미끄러트려 코너를 돌아나가는 고난이도 테크닉이다. 총4시간 교육에 가격은50만원이다. 김현동 기자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 센터`에서 한 참가자가 `M 드리프트`교육을 받고 있다. 드리프트(drift)란 차량을 고의로 미끄러트려 코너를 돌아나가는 고난이도 테크닉이다. 총4시간 교육에 가격은 50만원이다. 김현동 기자

인터넷에는 블랙박스에 포착된 소위 ‘김여사 시리즈’ 동영상이 넘쳐난다. 오해 마시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운전을 못하면 김여사로 통칭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운전 좀 한다는 사람들 중에 김여사가 상당히 많다. 기본을 안 지키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성에 사는 운전경력 21년차 윤재갑(45) 씨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한 팔은 창틀에 걸친 채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고 시트는 최대한 뒤로 젖혀 자신만의 운전 스타일을 뽐낸다. 이런 모습을 바라본 전문가들은 “사고 확률을 키우는 진정한 김여사 스타일”이라고 정의 내렸다. 한 손으로 핸들을 잡으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과도하게 시트를 뒤로 젖히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제대로 밟기 힘들다.
한 참가자가 `M 드리프트`교육을 받고 있다. 물이 뿌려지고 있는 직경 90m 원형코스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11월 교육은 마감됐다. 김현동 기자

한 참가자가 `M 드리프트`교육을 받고 있다. 물이 뿌려지고 있는 직경 90m 원형코스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11월 교육은 마감됐다. 김현동 기자

속도 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을 달리는 독일 사람들은 운전 기본기를 익히려 면허를 딴 뒤에도 드라이빙 스쿨을 다닌다. 현지 자동차 메이커들은 어김 없이 그런 학교를 운영한다. 2년 전 BMW는 한국에도 비슷한 학교를 열었다. 아시아 최초이다. 강도 높은 운전교육을 위해 독일 본사에서 교육받은 전문강사가 상시 대기하고 있다. 생활 운전 상식부터 서킷(자동차 경주장) 운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교육을 실시 중이다.
전문강사가 운전하는 차량 조수석에 올라 개인교습 받을 수도 있다. 김현동 기자

전문강사가 운전하는 차량 조수석에 올라 개인교습 받을 수도 있다. 김현동 기자

강사들은 밖에서 지켜보며 차 안의 무전기로 연신 지시를 내린다. “핸들을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돌리세요. 지금이요.” 교육의 백미는 미끄러지듯 회전하는 ‘드리프트(drift)’ 운전법. 일반인은 흉내 낼 수 없는 고급 기술이다. 강사 지시대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물이 뿌려진 노면에서 차량이 미끄러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핸들을 조작하면, 타이어가 지면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하면서 일정하게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 신기할 정도이다.
 
윤씨도 지난 19일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스쿨에서 난생 처음 운전 재교육을 받았다. 고성능 스포츠카 M3를 배정받은 윤씨는 출발 전 바짝 긴장했다. 무전기에서 강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자주 터진다. “돌려요. 반대로 돌려.” 차가 반대로 미끄러지거나 일정한 패턴으로 돌지 않고 그냥 멈춰버리기 일쑤이다. 운전 좀 한다고 자랑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후회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윤씨를 비롯한 참가자들 70% 이상이 드리프트에 실패한다고 한다. 본능적으로 미끄러지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틀거나 가속페달을 밟는 타이밍이 늦다. 차량은 180도 회전을 한다. 실제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다.
참가자들이 총 2.6km길이의 서킷으로 진입해 스포츠 운전법을 교육받고 있다. 코너에 들어설 때 차량의 위치와 브레이크·가속 페달을 밟는 시점이 중요하다. 김현동 기자

참가자들이 총 2.6km길이의 서킷으로 진입해 스포츠 운전법을 교육받고 있다. 코너에 들어설 때 차량의 위치와 브레이크·가속 페달을 밟는 시점이 중요하다. 김현동 기자

슬라럼(slalom) 시범을 보이고 있는 강사. 김현동 기자

슬라럼(slalom) 시범을 보이고 있는 강사. 김현동 기자

전문강사가 참가자들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전문강사가 참가자들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씨는 “일본만화 ‘이니셜D’를 보고 드리프트를 꼭 배워보고 싶었다”면서 “오늘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못해 내년 시즌이 시작되는 3월에 한번 더 교육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니셜D’의 주인공 타쿠미는 두부를 만드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새벽마다 두부 배달 차 도요타 코롤라 AE86을 타고 꾸불꾸불한 산길을 넘나든다. 이때 자연스럽게 높은 수준의 운전기술과 드리프트를 습득해 ‘스트리트 레이서’로 성장한다는 게 만화의 내용이다.
참가자가 SUV차량을 타고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참가자가 SUV차량을 타고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프로드 코스 중 모래 해변에 빠진 SUV차량이 탈출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프로드 코스 중 모래 해변에 빠진 SUV차량이 탈출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 조수석에 탑승해 200km이상을 넘나드는 고속주행 등을 체험할 수 있는 `M택시`가 드리프트를 구사하면서 코너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 차량은 매일 타이어를 교체한다. 김현동 기자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차량 조수석에 탑승해 200km이상을 넘나드는 고속주행 등을 체험할 수 있는 `M택시`가 드리프트를 구사하면서 코너를 빠져나가고 있다. 이 차량은 매일 타이어를 교체한다. 김현동 기자

전문강사가 BMW 고성능 스포츠카인 M 계열 차에 동승해 서킷을 신나게 달리는 ‘M 택시'도 인기이다. 하루 한 번 타이어를 바꿔야 할 만큼 쉴 새 없이 차가 미끄러진다. 또 대형 SUV로 철길, 통나무길, 측면 비탈길 등 인위적인 험지 환경을 주파하는 오프로드 코스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고 한다.

운전기술 가르치는 ‘학교’

사진·글=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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