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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 총 33쪽…박 대통령, 최·안·정과 ‘공모’ 9회 적시

중앙일보 2016.11.21 01:44 종합 6면 지면보기
‘2013년 2월 25일부터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국가 원수 및 행정부 수반으로서….’ 검찰이 20일 법원에 제출한 최순실(60)씨,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공소장 맨 앞에는 이 세 피의자와 박근혜 대통령이 누구인지가 적혀 있다. 박 대통령 지위에 대한 설명은 최씨, 안 전 수석, 정 전 비서관에 이어 맨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첫 문장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박근혜는…’으로 시작한다. 그 뒤로는 ‘대통령’이라고만 표현했다.

박 대통령의 지위에 대해 명시적으로 적어 놓은 것은 세 사람과 ‘공모 범행’을 했다는 것을 적시하면서 이들과 다름없는 피의자라고 보고 공소장을 작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박 대통령에 대해 ‘각종 재정, 경제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최종 결정함’은 물론 ‘각종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체들의 활동에 있어 직무상 또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함으로써 최씨 등의 범행에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이 얽혀 있음을 시사했다.

공소장 작성은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투입된 서울중앙지검 이원석(47) 특수1부장과 한웅재(46) 형사8부장이 맡았다. 별첨 기록을 제외하고 총 33장으로 기술된 공소장에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획과 설립 과정, 이 과정에서 대기업들을 통해 출연금을 모금하는 방법 등이 상세하게 기술됐다. 최씨와 박 대통령이 주도권을 잡고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이 실행자로 나서는 구도였다.

검찰은 ‘피고인 최순실·안종범, 대통령의 공모 범행’이라는 부분에서 ‘대통령과 공모하여… 이에 두려움을 느낀 피해자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등 ‘공모’라는 단어를 8회 사용했다. 정 전 비서관 공소 사실 부분에도 ‘공모’가 1회 등장했다. 도합 9회 적시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여’ ‘박 대통령의 요청에 의해’ 등의 문구도 여러 차례 사용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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