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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 환경평가 엉터리”

중앙일보 2016.11.21 01:22 종합 14면 지면보기
강원도 양양군이 설악산국립공원 내 케이블카를 설치할 때 잘려 나가게 될 나무의 숫자와 종류 등을 담은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양양군이 지난 7월 환경부에 제출한 것이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지난 13일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설악산 현장을 조사한 결과 보고서가 엉터리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20일 주장했다. 케이블카는 설악산 오색리 하부 정류장에서 해발 1480m 높이의 끝청 하단 상부 정류장까지 총 3.5㎞ 구간에 설치될 예정이며, 현재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

잘려나갈 나무 숫자·종류·위치 달라
환경단체 “50그루 아닌 343그루 훼손”

국민행동이 문제 삼은 것은 평가보고서의 매목(每木) 조사 부분이다. 개발사업으로 훼손 우려가 있는 지점 주변의 나무의 숫자와 종류를 빠짐없이 조사한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2번 중간지주가 건설될 지점에 교목 6종 95그루, 아(亞)교목 9종 168그루가 있다고 돼 있다. 국민행동 측은 교목 5종 159그루, 아교목 9종 184그루를 확인했다. 80그루(23%)가 더 많이 조사된 것이다. 또 평가보고서에서는 중간지주가 들어설 경우 50그루 정도만 훼손될 것이라고 서술됐으나 국민행동 측은 “장비 진입과 진입로 정비 등으로 인해 343그루 대부분이 훼손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평가보고서를 작성한 미강생태연구원의 정흥락 원장은 “산지에서는 금을 긋고 하는 게 아니라서 정확하게 조사할 수는 없고 훼손될 지점에 대한 개략적인 그림을 보기 위해 하는 조사”라며 “조사하는 사람마다 나무 종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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