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토종 AI 엑소브레인 장학퀴즈 압승…IBM 왓슨보다 똑똑

중앙일보 2016.11.21 01:22 종합 14면 지면보기
인간과의 퀴즈대결에서 우승한 엑소브레인에게 사회자가 상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ETRI]

인간과의 퀴즈대결에서 우승한 엑소브레인에게 사회자가 상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ETRI]

한국 토종 인공지능(AI)이 인간과 퀴즈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8일 대전 ETRI 대강당 특설무대에 마련된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한 AI ‘엑소브레인(Exo-brain)’이 인간 퀴즈왕 네 명을 상대로 완승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수능 만점자에 160점 앞선 510점
정답률 88%…왓슨 70% 뛰어넘어

엑소브레인과 퀴즈대결을 벌인 네 사람은 올해 장학퀴즈 시즌1 우승팀 참가자인 안양동산고 3학년 김현호군, 시즌2 우승팀 참가자인 대원외국어고 2학년 이정민양, 지난해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서울대 인문대학 윤주일(20)씨, 방송사 두뇌게임 프로그램에서 준우승한 KAIST 수리과학과 오현민(21)씨다. 엑소브레인은 2등을 한 윤주일씨보다 160점 앞선 510대 350으로 인간을 간단히 제압했다. 하지만 한때 난이도가 높지 않은 객관식 문제 2개를 연이어 틀리기도 했다.

ETRI 측은 “엑소브레인이 그 부분에 대한 학습이 안 됐거나, 아니면 순간적으로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엑소브레인이 답을 찾는 방식은 인간이 추론을 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사회자가 말하는 자연어 문장을 문법적인 방법으로 분석해 뜻을 파악한 뒤 그간 학습한 지식 데이터베이스(DB) 속에서 답을 찾아낸다. 연구 실무책임자인 김현기 지식마이닝연구실장은 “DB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추론 과정에서 정확도가 80%에 도달하면 답을 내놓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제 출제는 장학퀴즈 주관 방송사인 EBS 출제위원단이 했다. 퀴즈 진행은 사회자가 문제를 말하면, 제한 시간 15초 안에 참가자가 모두가 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퀴즈대회는 총 3라운드 600점이며 ▶1라운드에 객관식 10문제 ▶2라운드 주관식 10문제 ▶3라운드 고난이도 주관식 10문제로 구성됐다.

퀴즈대결을 벌인 이정민양은 “엑소브레인의 뛰어난 능력에 놀랐고, 문제에 답하는 능력과 흔들림 없이 일정한 페이스대로 유지되는 실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번 퀴즈대결에서 토종 AI가 거둔 성과는 작지 않다. 엑소브레인의 질의응답 정확률은 88%로, 2011년 미국 제퍼디쇼에 나온 IBM의 AI ‘왓슨’(70%)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또 왓슨은 개발에 7년이 걸렸지만, 엑소브레인 연구개발은 절반인 3년6개월으로 단축됐다. 투자 금액은 차이가 크다. 왓슨에 1조2000억원이라는 거금이 투입된 반면 엑소브레인에는 301억원만 들어갔다. 엑소브레인의 핵심기술은 머신러닝과 딥러닝 방법을 통한 ▶자연어 이해 ▶지식 축적 및 탐색 ▶자연어 질의응답 기술이다.

서석진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 정책관은 “엑소브레인의 승리는 국내 AI 연구에서 한 획을 긋는 큰 이정표”라며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엑소브레인 AI 개발을 집중 지원해 내년부터는 IBM 왓슨과 산업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