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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 9단,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에 1승 1패

중앙일보 2016.11.21 01:21 종합 14면 지면보기
딥젠고와 대국하는 조치훈 9단(오른쪽). 왼쪽은 딥젠고 개발자 가토 히데키. [도쿄=이정헌 특파원]

딥젠고와 대국하는 조치훈 9단(오른쪽). 왼쪽은 딥젠고 개발자 가토 히데키. [도쿄=이정헌 특파원]

일본 바둑계에서 활약 중인 조치훈(60) 9단이 일본 인공지능(AI)과의 3번 승부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조 9단은 20일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바둑 소프트웨어 ‘딥젠고’(Deep Zen Go)와의 2국에서 179수 만에 불계패했다. 19일의 1국에선 조 9단이 223수 만에 불계승한 바 있다. 3국은 23일 치러진다. 일본에서 핸디캡 없이 AI와 프로 바둑기사가 대국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마 잡혀 179수 만에 2국 불계패
조 9단 “사람과 두는 기분, 3국 기대”
개발자 “사고시간 1.6배 늘린 게 효과”

딥젠고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도쿄대 연구자 등이 한국의 이세돌 9단을 꺾었던 구글의 알파고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능을 갖추고 있다. 조 9단은 일본 역대 최다 타이틀(74개) 보유자로 기성·명인·본인방의 3대 기전을 동시에 보유하는 ‘대(大)3관’을 3년 연속 달성한 바 있다.

2국은 1국과 달리 딥젠고가 초반부터 두텁게 두다가 강수로 조 9단의 대마를 잡고 승리했다. 조 9단은 대국 후 “너무 이기려고 했던 점이 있었다. 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말로 사람과 바둑을 두는 기분이 들게 한다. 3국을 둘 수 있어 아주 좋다”고 NHK에 소감을 밝혔다. 딥젠고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가토 히데키(加藤英樹)는 “감개무량하다. 오늘 소프트웨어의 사고 시간을 1국보다 1.6배 늘려 설정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종국까지 소프트웨어의 개량을 거듭하겠다”고 말했다.

1국에서는 딥젠고가 우세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종반에 의문의 수가 잇따르면서 조 9단이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한·일 양국 바둑계의 전설인 조 9단은 1968년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9개월에 입단한 뒤 일본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지난 3월 인간 대 AI의 세기 대국으로 주목을 받으며 열렸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서는 이 9단이 1승4패로 알파고에 패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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