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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퍼스트펭귄] 5개국어로 만든 동요 동영상…20억 명을 찾아갑니다

중앙일보 2016.11.21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

“모바일 시장은 국가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요. 지구촌 전체가 공략 대상입니다. 한국어로만 상품을 만든다면 수요는 40만 명 뿐이에요. 5개 국어로 서비스하는 이유요? 20억 명이 넘는 어린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죠.”
‘핑크퐁’으로 유명한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는 “교육 콘텐트 회사가 가진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서점과 방송국에 의존하지 않고 유통망을 자립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핑크퐁’으로 유명한 김민석 스마트스터디 대표는 “교육 콘텐트 회사가 가진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서점과 방송국에 의존하지 않고 유통망을 자립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오색 상어가 춤추는 동요 동영상 ‘핑크퐁! 상어가족’은 올 1월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공개된 후 8월까지 조회수 1억5000만건을 기록했다. 패러디 동영상만 100개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상어가족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으면 상어가족 동영상에 나오는 바다 동물을 활용한 오감발달 놀이를 즐길 수 있다. 바다 동물이 악기를 연주하는 악기놀이, 바다 동물 이름을 배울 수 있는 비눗방울 게임, 바다 동물 그림을 색칠하며 색감을 익히는 색칠놀이 등이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일본어·스페인어·중국어까지 5개 언어로 서비스되는 이 동영상은 스마트스터디 김민석(36) 대표의 작품이다. 지난 8일 찾은 서울 서초동 스마트스터디 본사에는 넓은 직원 휴게실은 물론 카페테리아까지 있었지만 대표실은 없었다. 직원들과 맞대고 있는 책상 한개가 ‘대표 자리’다. 김 대표 스스로가 기획자 겸 개발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넥슨(프로그래머), NHN(게임 서비스기획), 삼성출판사(영어콘텐트 사업)를 거쳐 직원 125명을 둔 회사의 대표가 됐다.
그가 만든 교육 브랜드인 핑크퐁은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핑통령(핑크퐁+대통령)으로 불린다. 진분홍색 여우인 핑크퐁이 등장하면 아이들은 환호한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는 어른도 흥얼거리게 된다. 핑크퐁은 2012년부터 세계 교육카테고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튜브 누적 조회 10억건,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1억5000만건을 넘었다. 2000개 이상 동영상, 125종 이상의 애플리케이션 시리즈를 중심으로 도서, 캐릭터 장난감까지 내놨다.

2010년 6월 창업 후 7년 만인 올해 매출 17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모든 콘텐트가 출시를 앞둔 러시아어·힌디어를 포함해 7개 국어로 서비스된다.

김 대표는 “4년째 교육앱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동요 한 곡을 만들 때도 가사부터 스피커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인데 지구촌이라는 큰 시장이 대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새 콘텐트를 출시할 때 가장 조심하고 신경쓰는 부분은 ‘현지 문화 파악’이다. 한국에선 자연스러운 일이 해외에선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예컨대 곱슬머리에 도톰한 입술의 흑인 아이 캐릭터는 흑인 비하라는 지적을, 피노키오의 큰 코 아래 그려넣은 그림자는 히틀러를 연상시킨다는 항의를 받았다. 아이가 엉덩이춤을 추는 영상은 한국에선 ‘귀엽다’는 반응이지만 유럽에서는 ‘아동 성희롱’이 된다.

보람도 있다. 김 대표는 “어떤 자극에도 표정 변화가 없던 자폐아가 상어가족 동영상을 보면서 난생 처음 웃었다는 호주 엄마의 사연을 받았을 때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마트스터디를 지탱하는 힘을 “온·오프라인 콘텐트 전문 인력의 융화”라고 말한다. 그는 “완성도를 중시하는 출판물 제작 전문인력과 속도를 중시하는 IT 전문인력의 조율이 내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성공 비결을 묻자 김 대표는 “실패한 이유는 알아도 어떻게 성공했는지에 대한 답은 사실 아무도 모른다”며 “다만 다른 사람의 실패를 꼼꼼히 살폈다”고 답했다.

그는 “교육 콘텐트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선 유통 구조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출판사나 애니메이션사는 서점이나 방송국을 통해 콘텐트를 판매하기 때문에 생산과 유통이 따로 움직이는 구조라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핑크퐁 관련 도서와 캐릭터 상품은 스마트스터디가 만든 자체 웹사이트에서만 판다. 올해 핑크퐁 관련 도서만 20만권이 팔렸다. 김 대표는 “서점이나 방송사에 의존하는 구조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좋아할 이야기’를 하게 한다”며 “유통망의 자립 덕분에 자유롭게 세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미있는 콘텐트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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