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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 불가피…철강·화학 등 전략 새로 짜야”

중앙일보 2016.11.21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산업연구원 대응 방안 보고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요구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한·미 FTA의 전면 폐기보다는 일부 조항을 수정하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차·정보통신 장벽도 강화 전망


산업연구원은 20일 ‘트럼프 경제정책의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법률서비스 개방 확대 ▶관세 철폐 스케줄 조정 ▶지식재산권 감시 강화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종철 산업연구원은 부연구위원은 “한·미 FTA와 같은 사안을 대통령 개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며 “한·미 FTA의 폐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문 부연구위원은 “가장 확실하게 예측 가능한 것은 보호무역주의의 부활”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보복관세와 같은 무역구제 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주요 수출업종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측의 고율 관세부과 등에 따른 피해 업종으로 철강, 화학, 백색가전을 꼽았다. 자동차 산업은 품질, 안전규제와 같은 기술적 무역장벽(TBT) 강화에 직면할 걸로 예상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역시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피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스마트폰 등 기업 간 특허 소송이 진행되는 분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 주축이 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폐기되면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엔 이익이 될 수 있다. 문 부연구위원은 “TPP가 철회·연기되면 한국이 대미 무역에서 일본에 대한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칠레 FTA 개정협상 시작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 참석 후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부 장관과 한·칠레 FTA ‘개정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 이후 양국간 무역규모는 약 4배, 교역 품목은 2.4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칠레가 중국(2006년), 일본(2007년)과 연이어 FTA를 체결하며 한국의 ‘선점 효과’가 줄었다. 게다가 서비스, 투자 등에 대한 최신 글로벌 규범을 반영하지 못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은 양허(일정세율 이상으로 관세를 올리지 않도록 한 것) 품목에서 제외된 냉장고, 세탁기에 대한 관세 인하를 추진한다. 대신 칠레는 사과, 배 등 일부 농산물의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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