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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의 뚜벅뚜벅 라틴아메리카] 멕시코③ 알록달록한 마을, 과나후아토

중앙일보 2016.11.21 00:01
과나후아또 전망.

과나후아또 전망.


1548년 은광이 발견되면서 발전한 도시 과나후아토(Guanajuato). 알록달록한 색감을 뽐내는 낭만적인 소도시다. 멕시코시티 북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약 5시간 걸린다. 과나후아토는 스페인 점령 당시 전 세계 은 생산의 70%를 담당하기도 했는데 덕분에 부유한 지주들의 저택과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 많이 지어졌고 교육과 문화예술도 더불어 발전했다. ‘과나후아토’라는 이름은 원주민어로 ‘개구리의 언덕’에서 유래했는데 도시를 둘러싼 산맥의 형태가 개구리와 닮았다고 해서 지어졌다. 현재는 탄광보다는 알록달록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구시가지로 전 세계 여행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과나후아또 구시가지.
과나후아또 구시가지.
구시가지 터널.
구시가지 터널.
지하 터널과 연결된 계단.
지하 터널과 연결된 계단.
우니온정원.
우니온 정원.

도시 외곽의 과나후아토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버스나 택시로 10여분 가면 상상했던 구시가의 모습이 펼쳐지나 싶다가 어느새 깜깜한 터널로 진입한다. 어둠에 익숙해질 때 즈음 버스기사는 ‘이달고 시장’이라고 외치는데 이때 내려야 한다. 현지인들을 따라 깜깜한 터널을 걸으면 빛이 새어나오는 계단이 보이고 그 위로 올라가면 구시가지가 ‘짠’하고 나타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도시는 구시가지 내로 차량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대중교통과 차량은 구시가지 아래로 나 있는 지하 터널로 드나드는데 이 지하 터널은 식민지 당시 과나후아토강의 범람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수로였다. 20세기 중반, 댐이 들어서면서 수로는 필요 없어졌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구시가지를 보호하고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터널로 개조됐다. 여행자들은 보통 구시가지 초입의 이달고 시장이나 구시가지 끝 쪽의 우니온 정원에 내린다.
 
까예호네아다.
까예호네아다.
까예호네아다 2.
까예호네아다.
까예 호녜아다 동상.
까예 호녜아다 동상.
 
과나후아토에는 거리를 산책하며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연주하는 악사들이 있다. 바로 ‘까예호네아다’라 불리는 과나후아토 대학생 공연 그룹인 ‘에스뚜디안띠나 과나후아토’다. 중세 복장을 한 젊은 악사들이 거리를 거닐며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영어로 ‘워킹 세레나데’라고도 부르는데 매일 밤 8시 우니온 정원을 출발해 연인의 비극이 담긴 키스 골목 ‘까예혼 델 베소’ 등 과나후아토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 이곳저곳을 돌며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고 과나후아토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키스 골목을 마주한 집에 살았던 멕시코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엔 절로 빠져들게 된다. 보통 스페인어로만 진행하지만 악사들을 따라다니면서 숨겨진 명소도 구경하고 수준급 연주와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이 거리의 악사들을 따라 다니려면 공연 초반부에 120페소를 지불해야 한다.
 
삐삘라 전망대.
삐삘라 전망대.
라파즈 광장과 바실리카 누에스트라 세뇨라.
라파즈 광장과 바실리카 누에스트라 세뇨라.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
 
과나후아토 구시가지를 감싼 언덕엔 마을을 굽어보는 ‘삐삘라 동상’이 서있다. 삐삘라는 스페인 식민지 당시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로, 그는 식민정부의 차별과 억압에 대항해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 뾰족하고 긴 돌을 등에 짊어지고 스페인 정부의 통치를 상징하는 알롱디가 건물의 문으로 돌진해 문을 부순 뒤 불을 질렀고 이 혁명은 곧 1810년 전국적인 독립운동으로 번졌다. 야경도 아름다워 밤에도 꼭 가봐야 한다. 버스나 택시 등으로도 갈 수 있지만 구시가지 골목골목을 탐험하면서 오르는 재미도 있다. 과나후아토의 랜드마크인 ‘바실리카 누에스트라 세뇨라’와 ‘꼼빠니아 헤수스 교회’, ‘과나후아토 대학’ 등이 내려다보인다.
 
알롱디가 과나후아또 박물관.
알롱디가 과나후아또 박물관.
http://pds.joins.comhttp://pds.joins.com호세 차베스 모라도의 벽화, 알롱디가 과나후아또 박물관 내부.jpg
http://pds.joins.comhttp://pds.joins.com호세 차베스 모라도의 벽화, 알롱디가 과나후아또 박물관 내부.jpg

삐삘라가 불을 지른 ‘알롱디가 데 그라나디타스’는 1798년에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이다. ‘알롱디가’라는 뜻은 스페인어로 곡식창고를 뜻하는데 과거 식민 시절 군고위층이 상주하던 성으로도 쓰였다. 이 때문에 식민지에 대항하는 이들과의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스페인은 혁명에 앞장섰던 이달고 신부를 비롯 아옌대, 알다마, 히메레스 등을 붙잡아 처형하고 그들의 목을 이 알롱디가의 각 코너에 매달아두었다. 이 건물은 1864년 감옥으로 바뀌었다가 1967년에 이르러 과나후아토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이곳엔 스페인 점령 전후 역사에 관한 자료와 각종 고대 문명 유물이 전시돼 있고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 호세 차베스 모라도 등의 벽화를 비롯해 멕시코 혁명 영웅의 추모관도 있다.
 
과나후아또 대학.

과나후아또 대학.


과나후아토 구시가지 곳곳에는 대학 건물이 자리하고 있어 도시 자체가 하나의 대학이라 할 만하다. 3만3000여 명이 재학 중인 과나후아토대학은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가운데 하나로 1732년에 설립됐다. 주변에 14개의 부속 대학이 있다. 법대 건물은 113개의 계단으로 이뤄진 네오클래식 양식 건축물이다. 1900년대 중반에 지어진 것으로 멕시코의 화폐 1000페소에도 등장하는데 특히 삐삘라 전망대에서 보면 그 웅장함이 잘 드러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대학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돈키호테 박물관 내부.

돈키호테 박물관 내부.


과나후아토에선 매년 10월 ‘세르반티노 국제 페스티벌’이 열린다.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공연팀이 모여 연극, 무용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1953년 과나후아토 대학생들이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희곡 ‘돈키호테’를 야외에서 공연했고  이후 예술 축제가 현재의 국제 페스티벌로 거듭나 197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세르반테스 400주기를 맞아 더욱 그 의미가 깊다. 야외공연을 하는 마리아치의 연주를 비롯해 세계 각국 공연팀이 펼치는 공연을 감상하는 것도 과나후아토에서 만나는 큰 재미다. 돈키호테 박물관도 이곳에 있다. 1605년 발표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진본 일부를 비롯해 돈키호테에 얽힌 다양한 회화작품, 조각, 공예품이 총망라되어 있다.
 
디에고리베라 생가.

디에고리베라 생가.


구시가지엔 멕시코의 대표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생가가 있다. 디에고 리베라는 1886년 12월 8일 과나후아토에서 태어나 6살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생가에는 그의 유년시절 드로잉을 비롯 초기 작품과 프리다 깔로의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이외에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미이라가 보관되어 있는 미이라 박물관, 다양한 먹거리가 반기는 이달고 시장, 화려한 내부를 자랑하는 후아레즈 극장 등 볼거리가 많으니 2~3일 여행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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