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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시험관아기 시술 3~5회 받아도 실패 땐 자궁내막증 검사를”

중앙일보 2016.11.21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3면 지면보기
조재동 원장 전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과장 전 한양대 의대·부산대 의대 외래교수

조재동 원장
전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과장

인터뷰│ 엘르메디산부인과의원 조재동 원장

전 한양대 의대·부산대 의대 외래교수

국내 부부 7쌍 중 1쌍은 난임으로 고민한다. 한 해 21만여 명이 인공수정, 체외수정(시험관아기)을 시도한다. 시술의 성공률은 높아야 50% 안팎. 임신에 실패한 많은 부부가 낙담한다. 이를 두고 엘르메디산부인과의원 조재동 원장은 “시험관아기 시술은 끝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에게 난임의 원인과 치료법을 물었다.

난임 검사 결과 정상인 부부
부인이 대부분 자궁내막증
치료 받고 임신한 사례 많아


난임의 기준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1년간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으로 진단한다. 요즘엔 만혼(晩婚)이 늘어 35세 이후 6개월만 임신이 안 돼도 병원에 가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난임 부부가 병원에 오면 기본검사를 시행한다. 여성은 나팔관 조영술, 호르몬 검사, 질 초음파 검사를 하고 남성은 정액 검사를 받는다. 여기서 발견되는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정자가 신통치 않을 경우다. 양이 적을 수도, 질이 나쁠 수도 있다. 둘째로 자궁경관(자궁 입구에서 중심까지 이어지는 통로)이 건조할 경우다. 배란 시기엔 자궁경관에 점액이 분비돼 매끈함을 유지하는데, 이 통로가 건조하면 정자가 난자까지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셋째로 몸이 정자를 외부 물질로 착각할 경우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항체를 만들어 정자를 공격한다.”
인공수정·체외수정으로 극복할 수 있나.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됐다면 인공수정을 시도한다. 남성의 정자를 받아 배양·증식한 후 관을 통해 여성에게 주입한다. 튼튼한 정자만 골라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자연임신에 비해 성공률이 높다. 그래도 안 되면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한다. 여성에게서 난자를 채취해 자궁 밖에서 정자와 결합시킨 후 수정란을 착상시키는 방법이다.”
각 시술의 임신 성공률은.
“인공수정은 성공률이 15% 내외로 보고됐다. 시험관아기는 40~50% 수준이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우리나라의 성공률이 특히 높다. 일반적으로 성공률이 45%를 넘으면 매우 높다고 판단하는데, 국내에선 50%를 넘는 곳도 적지 않다. 그만큼 기술이 좋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부부도 있다던데.
“임상적으로 병원을 찾는 부부 10쌍 중 7쌍은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온다. 그러나 정말 이상이 없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자궁내막증’이 관찰된다. 자궁은 얇은 막(내막)으로 덮여 있다. 배란기에 두꺼워진 내막은 생리할 때 깎여서 피와 함께 질로 배출된다. 이때 일부가 나팔관으로 역류한다. 역류한 내막 찌꺼기가 자궁 밖에서 혹이 된다. 직경 5㎝ 이상 커지기도 한다. 이 혹은 심한 생리통·요통과 함께 난임이나 자궁 외 임신을 유발한다.”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임신 확률이 크게 떨어지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혹이 커도 문제 없이 임신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작아도 실패하는 사람이 있다. 자궁내막증의 유병률은 전체 여성의 10% 내외로 보고돼 있지만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에 실패한 사람으로 범위를 좁히면 대부분 자궁내막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오해와 진실
(X)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다
→ 자연임신과 차이가 없다고 보고됐다

(X) 태아 성별에 영향을 준다
→ 자연임신과 확률이 같다

(X) 시술에 쓰는 배란유도제가 암을 유발한다
→ 두통·무력감·복부팽만감이 이상반응으로 보고되긴 했지만 암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자궁내막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보통은 약으로 치료하지만 혹이 크고 개수가 많다면 수술해야 한다. 많은 부부가 치료 후 임신에 성공한다. 그러나 자궁내막증에 대한 인식이 저조해 안타깝다. 적지 않은 난임 클리닉에선 시험관아기 시술까지만 시도하고 자궁내막증은 검사조차 하지 않는다. 혹을 떼어내는 수술이 어려운 편이라 발견한다 해도 이를 제대로 제거하는 병원이 흔치 않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3~5회 받았음에도 임신이 안 된다면 자궁내막증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난임 시술이 통하지 않는 다른 원인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배란이 아예 안 되거나 매우 뜸해져 난임으로 이어진다. 당뇨병 같은 내분비질환 중 하나로 비만과 관계가 있다고 추정한다. 체중 감량과 배란 유도 치료를 하면 임신이 가능하다. 또한 드물게 정자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번번이 수정에 실패하거나 유산한다. 이때도 정자를 배양·증식시키면서 염색체 이상 정자를 걸러내고 정상만 골라 난자와 만나게 하는 방법을 쓴다.”
난임 부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시험관아기 시술에 실패했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자궁내막증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를 치료하면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 설령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이라도 의술이 발전하면서 해결 방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유전적으로 난자의 질이 매우 나쁜 여성은 지금까지 임신이 힘들었다. 이들은 모두 난자에 포함된 미토콘드리아가 망가져 있다. 최근 다른 미토콘드리아를 가져다 난자의 질을 좋게 만드는 방법이 성공한 것으로 보고됐다.”

글=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송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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