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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제8요일의 남자] #31. 양파껍질처럼

중앙일보 2016.11.21 00:01
“미주야...”
 
화면에서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고 있었는데도 나는 에프가 나를 부르는 순간 그의 얼굴을 놓쳤던 것 같다. 제대로 초점이 잡히지 않은 나를 흔들어 놓은 건 그의 목소리였다.
 
다시 눈을 부릅뜨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렌즈를 향해 서 있는 말갛게 핏기 가신 에프의 얼굴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미주야...”
 
그가 내 이름을 불렀지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손을 내밀면 닿을만한 곳에 그가 서 있었다. 턱 선에서 귀 밑까지 거뭇거뭇 돋은 짧은 구레나룻으로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다가갔다. 하지만 그를 만질 수는 없었다.
 
“만일... 이걸 네가 보고 있다면 미주야...”
 
그가 심호흡을 했다. 나도 그를 따라 깊게 숨을 쉬었다. 그의 숨소리가 느껴졌다.
그는 잠시 어딘가로 숨은 건 아닐까. 한 올씩 흔들리던 가슴 속 파도가 갑자기 만난 태풍 앞에 미친 듯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겁내지 마... 이 일은 미주와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니까.. 나 때문에 미주가 다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러니까 겁내지 마...”
 
나는 그가 내 앞에 서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겁나지 않아요. 나는 아직 살아 있잖아요. 이제는 정말 아무 것도 겁나지 않아요.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정말 들을 수 있다면 그렇게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아무도 너를 건드리지 못하게 해 놓을 게. 누구도 너 건드리지 못하게... ”
 
그제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차게 끄덕였다. 그렇게 하면, 그런 내 모습이 모니터 너머의 그에게 보여 질 것만 같아서, 그러면 그가 안심할 수 있게 될 것만 같아서....
 
“대신..... 미주가 할 일이 있어... ”
 
좀 전까지 아득해 보이던 그의 눈빛이 갑자기 비장하게 바뀌었다.
 
“지금 이 폴더에 있는 파일들... 바로 복사본을 만들어야 해. 그래서 그 복사본을 디지털 웹 하드나 다른 컴퓨터나 모바일에 저장을 해놔야만 해...”
 
하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정작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모처럼 마주 하고 있는 이 화면에서 한 순간이라도 눈을 떼면 그가 내 앞에서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화면에 넋을 놓고 앉아있는 내 어깨를 흔들며 누군가 손에 무얼 쥐어주었다. 쥬디였다. 나는 옆에 앉아있던 그를 까마득 잊고 있었다. 쥬디가 내게 쥐어준 건 대용량 usb였다.
다시 에프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이걸 찾으려고 애를 쓸 거야. 네가 안전하려면 이 파일들을 여러 개 복사해서 여러 곳에 흩어 놔야 해.”
 
나는 에프가 하라는 대로 쥬디가 건네준 대용량 usb를 태블릿에 연결하고 내 이름으로 된 폴더의 복사본을 만들었다.
 
“네가 지금... 이 동영상을 보고 있다는 건... 지금 네 곁에 내가 없다는 말이 되는 건데....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지 나도 모르겠어....”
 
에프가 허탈하게 웃었다.
그의 웃음이 내 가슴에 날아와 박혔다. 통증이 일었다. 그 어떤 고통스런 울음도 그의 허탈한 웃음을 넘어서지 못할 것 같았다.
 
“아마도 나는 누군가에게 감금돼 있을 지도 몰라. 그러니까 나를 구하기 위해서도 이 파일들은 아주 중요해. 그들은 이 파일들이 오픈되지 못하도록 나를 협박하고 있지만 역으로 말하면 이 파일들이 건재하는 한 저들이 나를 죽일 수는 없어. 절대 놀라거나 허둥대지 말고 미주 특유의 찬찬함과 지혜로움으로 잘 헤쳐 나가면 좋겠어. ”
 
제발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한 번만 내게 그런 기회가 올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른다 해도 감수 할 것 같았다.
 
“너를 믿어...”
 
에프의 목소리와 함께 영상은 암흑이 되었다.
눈을 떼면 사라져 버릴까봐 조마조마 했던 내 마음과 별개로 에프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마치 알라딘의 램프에 나오는 거인처럼 자기의 말을 마치고는 사라져 버렸다.
 
 
내 이름 폴더에 들어있는 파일들은 새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제 분신을 하나씩 만들어 나르고 있었다. 그 중에 ‘younsu’라는 파일이 눈에 띄었다. 한연수를 말하는 것이리라.
 
“자, 미주야 우리 정리를 한 번 해보자.”
 
쥬디가 갑자기 태블릿에 고정된 내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려놓았다.
 
“잠깐만. 이 파일 한 번 열어보면 어떨까?”
 
내가 마우스로 ‘younsu’를 가리켰다. 쥬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잠시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 그럼.. 그것 까지만. 미주야.. 우리 이 일... 감정적인 부분은 배제해야하는 거 알지?”
 
내가 에프의 영상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걸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었다. 나는 대답대신 연수라는 이름의 파일을 클릭했다. 한정현과 한연수 두사람이 대화한 음성파일이었다.
 
“아빠. 그 여자는 아빠가 알아서 처리해주기로 했잖아.”
 
“어제 현수가 내게 영상파일을 하나 보내왔더라. 그게 오픈되면 나는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게 된다. 정말 치명적인 거야.”
 
“그거랑 반미주가 무슨 상관이지?”
 
“녀석은 영상 하나를 가지고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이야. 녀석이 내가 시킨 대로 하든 아니든 그 영상이 있는 한 내가 반미주를 건드릴 수는 없어. 그리고 녀석은 이 일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내게 공표했어.”
 
“아빠. 다른 사람 시켜요. 누가 그걸 터트리는 게 그렇게 중요해? 사안이 완전 태풍 급인데 왜 그 큰일을 저사람 한테 매달려서 그래?”
 
“아무리 큰 건이라 해도 목표 하나에 모든 총알을 다 바칠 수는 없지. 그건 이미 진 게임이 되는 거야. 나는 그게 크든 적든 하나를 원할 때는 내가 가진 총알 하나만 소비한다. 이 일이 우리 마음대로 풀릴 거라면 상관없지만 우린 실패했을 때를 염두에 둬야해. 그럴 경우를 대비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이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장현수 밖에 없어. 그래야 나도 힘을 얻게 돼. ”
 
“저 고집을 어떻게 막아..”
 
“그래서 지금 여러 사람이 매달려있다. 다들 돌아가며 겁도 줬다가 달랬다가... 머지않아 결론이 날거야. 10월쯤 터트리려면 시간이 촉박해.”
 
 
음성파일은 거기서 끝나 있었다. 쥬디가 이제 됐냐는 식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파일은 이제 대강 usb저장소로 다 옮겨져 있었다.
 
쥬디가 태블릿에서 usb를 꺼내 내게 주었다.
 
“아까 장현수가 말했듯이 네가 너를 보호하려면 가급적 여러 곳에 이 파일들을 저장해 둬. 예를 들자면 웹하드나 포털사이트 클라우드 등에도 저장하고 회사 pc나 동생 집 pc에도 저장해 둬. 물론 제3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여러 곳에 복사돼 있다는 걸 알면 함부로 접근하진 못할 거야.”
 
“그 다음은? 그들이 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복사한 파일을 여러 곳으로 보내 놓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지? 나 하나 못 건드리게 하도록 의원님이 이걸 이렇게 만든 건 아닐 거잖아. ”
 
“적어도 이걸 만들 땐 자신이 죽게 되리라는 걸 전혀 몰랐을 것이고 죽음에 이르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이 파일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건 그 죽음에 대한 단서가 분명 여기 있을 거라는 거야. 지금부터 우리는 그걸 찾아내야 해.”
 
“경찰에는? 이걸 경찰에 넘겨야하는 건 아니고?”
 
“처음 장현수 사인이 자살로 났던 거 기억하지?”
 
이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내게 고압적으로 굴며 수사와는 별 관계도 없는 에프와 나 사이를 추궁했던 수사과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칼칼한 검정색 반팔 남방을 입고 날렵한 금테 안경을 끼고는 마치 내 심장 속까지 꿰뚫어보겠다는 듯 시선을 번뜩였었다.
 
“그들이 의원님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쥬디는 답 대신 한참 나를 쳐다보았다. 더 이상 속옷차림의 그가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내가 정치부로 옮겨 간 건 8월 말의 일이야. 그런데... 한정현은 6월부터 그걸 알고 있었어. 물론 그 즈음 나도 개인적으로 의사타진 하는 과정에 있긴 했지만... 결국 한정현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정확하다는 거야. 그것도 아주 거물급 최고의 정보를 입수하고 있겠지. 만일 그들이 장현수를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그 죽음에 대해서 그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는 말이야.”
 
“사위인데... 자살이 아닌 걸 자살이라고 하는 경찰을 그냥 둔 건 왜지? 다른 정보가 경찰로 입수되지 않았다면 의원님은 그냥 자살로 수사가 마무리 될 뻔 했었다는데..”
 
“그래서 시간을 두고 우리가 이 파일들 내용을 분석해보자는 거야. 문서도 여럿 있고 영상에 음성 파일까지.. 10개가 넘어.”
 
“왜 자꾸 우리라고 해? 난 선배한테 이 파일을 줄 생각이 없어.”
 
“그럼 일단 오늘 본 파일들만 내게 복사본을 줘. ”
 
“그건 가능하겠지만 나머진 내가 먼저 확인하고...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면 나머지도 보내줄게.”
 
“처음 너랑 장현수가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 내가 너한테 한 말 기억하니?”
“왜 하필 장현수냐고 했던 말?”
 
“정치부로 오기 전에 한정현이 장현수를 데리고 뭔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만 전해 들었어. 그리고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정치부로 온 것이고...”
 
“선배가 정치부로 온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고?”
 
“한정현은 많은 언론인들한테 대부로 통했던 인물이야. 가정형편이 어려운 기자들 중에 대학시절 한정현 장학금을 못 받은 친구들은 거의 없을 거야. 그는 자기가 이사장으로 있는 대학 뿐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상위권 대학으로 돌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수재들을 물질적으로 아낌없이 지원 해줬어. 한 번 그와 안면을 트고 나면 군 입대 중에도 집으로 장학금을 보내주더란 말까지 있었으니까. 오죽하면 한정현표 장학생이라는 말이 떠돌았겠어? 법조계에도 한정현표 장학생 무리가 있었고.... 지금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정현표 장학생의 표본 격이야.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키다리 아저씨가 이제껏 한 번도 장학금을 회수한 적이 없었다는 거야...”
 
“예전에 준 도움에 대해 어떤 보상도 원하지 않는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정말 사회 봉사하는 의미로 그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했다는 건가?”
 
“한꺼번에 거두어야 큰 힘이 되는 거겠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건 그렇게 긴 세월동안 사람을 믿고 그렇게 그 일을 해왔다는 거...”
 
“장현수...라는 사람도 그 장학생이었던 거야?”
 
“나도 처음엔 그렇게 알았지. 한정현의 사위로 들어갔다는 자체가 벌써 보통 야심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였으니까.”
 
“선배는?”
 
“나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정현과 일면식도 없었어. 사실 그 때문에 정치부에 투입되기로 미리 이야기가 된 거지. 한정현과 장현수, 둘의 공작을 파헤쳐 보려고... 한정현의 녹을 먹은 놈들이 한정현을 파헤치기는 쉽지 않을테니까. 그래서 내가 선발된 거야. 그들의 바운더리 밖에 있던 내가 제격이라고 판단한 거야. 우리 신문에선...”
 
“한정현이 사람을 시켜서 의원님을 죽인 걸까?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데 자신 말을 듣지 않아서?”
 
“나는 처음에 장현수의 사망보도를 보면서 다른 생각을 했어. 누군가 한정현의 계획을 알고 미리 오른팔인 장현수를 제거 한 거라고... 사실 한정현이 뭘 하려고 했는지 잘 모르기도 했고... 거기다 난 장현수를 잘 알지 못해. 너와 관계된 사람이라는 걸 알기 전까진 재벌가와 정략결혼을 한, 야망이 넘치는 패기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을 뿐이야. ”
 
“나도... 몰랐어. 그 집안이 그렇게 대단한 집안이라는 걸... 의원님은 바보 같아. 그냥 그렇게 결혼했으면 서로 합의하에 잘 살면 좋았을 걸... ”
 
쥬디가 무슨 생각에선 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 참 잘하고 있어. 그렇게 하는 거야...”
 
“ .... ”
 
“감정들은 저 깊숙이 묻어놓고 장현수의 억울함을 다 세상에 꺼내 놓고 그가 마음 편히 이 곳을 떠날 수 있게 될 때 까진... 지금처럼 그렇게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
 
쥬디가 그 말을 하기 전까진 내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으로 이 일에 접근하는게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에프의 눈빛과 목소리와 익숙한 몸 짓 등이 송곳처럼 내 가슴 어디를 찔러 눈물이 터지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쥬디 앞에서 내가 에프를 향해 눈물을 쏟는 건 정말 해서는 안 될 일 이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 이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었다.
 
하지만 안으로 내 감정을 그렇게 밀어 넣었는데도 쥬디의 몇 마디 말에 갑자기 발아래로 내 마음이 푹 꺼져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자, 한 잔 마시자. 일단 오늘은 이쯤으로 마무리 하고 다른 데 어디 복사해서 저장할 데가 있는지만 좀 더 생각해보자고...”
 
쥬디가 차가운 맥주 캔을 내 밀었다.
 
“선배.. 나는 이제 뭘 해야 하는 거지?”
 
“한정현을 만나야지...”
 
“내가..?”
 
“한정현이 장현수에게 하던 걸 미주 네가 가서 해줘야지.”
 
“그게 뭔데..”
 
“협박...”
 
“협박...”
 
“장현수의 죽음에 대해 경찰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그들이야.”
 
“내가 할 수 있을까?”
 
“필요하다면 너를 도와주지.”
 
“선배... ”
 
“ .... ”
 
“할 말이 있어...”
 
쥬디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내 말을 다 듣고 나면 선배는 나를 돕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 이야기들을 하지 않고서는 선배랑 가까이 지낼 수가 없어. 물론... 이 이야기를 하고나면 선배와 멀어지겠지만...”
 
나는 맥주 캔을 열었다. 쥬디는 한참 나를 쳐다보더니 차가운 맥주를 들이켰다.
 
“장현수와 너에 관한 이야기... 내가 모르는 게 더 있었구나..?”
 
금방 비운 캔을 손으로 꽉 쥐며 쥬디가 내게 물었다.
 
“아니.. 다른 남자들 이야기...”
 
“다른 남자들...?”
 
쥬디의 얼굴이 구겨진 맥주 캔처럼 일그러졌다.
 
“한정현이 말했지. 반미주라는 여자 사생활이 복잡하다고....”
 
“ .... ”
 
“월요일엔 목사를 만나고, 화요일엔 사업가... 수요일엔 화가를 만나는.. 사생활이 복잡한 여자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해...”
 
캔에 든 차가운 맥주를 목으로 부어넣었다. 오랜만에 시원함이 느껴졌다.
 
▶ 제8요일의 남자 더 보기
#1. 화요일의 남자, 튜즈
#2. 7분의 1을 넘나드는 남자, 에프

#3. ‘당신의 어둠 속에 나도’
#4. “그날, 당신에게 주고 싶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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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왜 하필 장현수야?
#16. JEAN이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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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내가 몰랐던 것
#20. 당신은 누구세요?
#21. 에메랄드 목걸이
#22. 나의 고독
#23. 우연과 필연의 거리
#24. 파리의 하늘 밑
#25. 시녀들
#26. 에프.. 당신의 기록
#27. 그의 태블릿pc를 찾다
#28. 침입자들
#29. 비밀의 문
#30. 변명

<목요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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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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