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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유라 부정 입학 부른 ‘수시’ 공정성 확보 시급하다

중앙일보 2016.11.18 18:59 종합 30면 지면보기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점 특혜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가 수시전형 승마 특기자로 입학하는 과정부터 학점 취득에 이르기까지 대학 측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도 드러났다. 그런 충격적인 소식에 ‘불수능’을 치른 60만 수험생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대입 공정성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4년제 대학 입학 정원의 70%를 뽑는 수시모집과 학사 운영의 공정성이 국민적 감시 대상이 된 것이다.

교육부가 어제 발표한 이화여대에 대한 ‘반쪽’ 감사 결과가 불을 지폈다. 정씨는 2014년 10월 수시 면접 당시 원서 마감일 이후 획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면접 점수에 부당하게 반영받고 합격한 것으로 판명됐다. 그 과정에서 학교 측의 조직적인 부정과 은폐가 자행됐다.

면접 당시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수험생을 뽑으라”고 주문하자 면접위원들이 서류평가에서 정씨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에게 낮은 점수를 줘 정씨를 합격시켰다. “특혜가 없었다”고 강변했던 최경희 전 총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학사 관리는 더 한심하다. 정씨는 지난해 1학기부터 올 여름학기까지 8개 과목 수업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는데 학점을 받았다. 심지어 담당교수가 직접 과제물까지 대신 써 줬다니 말문이 막힌다. 130년 전통의 명문 사학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그런데도 교육부는 외압 없이 교수들 스스로 저지른 일인지, 어떻게 대학과 관련 교수들이 정부 사업을 무더기로 따냈는지는 조사하지 않았다. 대신 정씨 입학 취소와 관련자 중징계, 최 전 총장 수사 의뢰 등만 발표했다. 대입에 대한 국민적 불신 해소와 뒷배경 의혹 규명을 외면한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당장 이화여대의 재정지원사업 선정 경위를 공개하고 입시 투명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 수능 성적 없이 서류·면접만으로 뽑는 예체능 특기자(6700명)와 비교과활동을 중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7만2101명)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급선무다. 대입 공정성이 흔들리면 교육이 통째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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