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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의 위엄? 원-달러, 1180원 돌파…브렉시트 이후 처음

중앙일보 2016.11.18 16:08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약 5개월 만에 1180원대를 돌파하면서 외환 시장이 들썩였다.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론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마저 '트럼프노믹스'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효과로 12월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당 원화가치는 9시35분 현재 전날보다 7.3원 오른 1183.2원까지 급락했다. 브렉시트 직후인 지난 6월27일(1182.3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1175.9원)보다 5.1원 내린 1181.0원에 출발했다.

지난밤 옐런 의장은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출석 전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가 목표치에 꾸준히 다가간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이 브렉시트 직후에도 기준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태도다.

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에서 너무 오래 유지하는 것은 과도한 위험 감수 움직임을 부추길 수 있고 결국 금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으로 12월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1조 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재정정책을 내건 ‘트럼프노믹스’로 인해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예측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곧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 미 채권을 다수 보유한 국가들도 미국 국채를 3개월째 순매도하면서 실질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 인덱스도 이날 장중 100.97을 넘어서며 1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전 밝혔던 경제 정책 기조와도 일치한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옐런 의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돕기 위해 저금리를 유지했다”고 비판했다. 또지난 9월에는 “현재 뉴욕증시에는 거품이 끼어있다“고도 언급했다.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인해 시중에 자금이 과도하게 풀려 실물과는 관계없이 증시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다만 한국은 정국 불안으로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연일 상승세다. 17일 기준 한국 CDS프리미엄(5년물)은 52bp(1bp=0.01%포인트)로 트럼프 당선 직전인 8일(44bp) 대비 18.1% 올랐다.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가 본격화한 10월말(41bp)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온 결과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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