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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앞으로 30년은 인터넷 잘 쓰는 나라·청년들 천하”

중앙일보 2016.11.18 01:38 종합 15면 지면보기
“미래 30년은 인터넷 기업의 천하가 아니라 인터넷 기술을 잘 활용하는 나라와 회사, 그리고 젊은이들의 천하가 될 것이다.”
마윈(馬雲·사진)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예측한 미래 30년의 모습이다. 중국 저장(浙江)성 우쩐(烏鎭)에서 16일 열린 제3회 세계인터넷대회(WIC) 개막식 축사를 통해서다. 캐주얼 차림을 즐겨 입는 마 회장도 이날은 정장 차림이었다.

“신기술이 모든 전통산업과 융합
누가 어디 있든 대변혁 일부될 것”
명·청 모습과 IT 공존하는 우쩐
페북·테슬라 등 기업 경연장으로

마 회장은 “20세기에 세 차례의 기술혁명이 있었다”며 “모두 50년 단위로 이뤄졌는데 전반 20년은 기술혁명, 후반 30년은 그 기술을 응용하는 혁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년 안에 신기술이 모든 전통산업과 융합되면서 많은 업종과 직업이 사라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래의 중심엔 창조가 있고, 생산의 바탕은 데이터이며 현재의 표준은 미래엔 모두 비(非)표준으로 바뀔 것이다”며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모든 사람이 이 대변혁의 일부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 회장이 신기술과 전통산업의 융합을 논하기에 우쩐만큼 안성맞춤인 장소는 없었을 것이다. 우쩐은 명(明)·청(淸) 시대의 풍광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는 곳이다. 징강(京杭) 운하의 수변도로를 걷다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착각이 들었다.
중국 저장성 우쩐에서 열린 세계인터넷 대회 박람회장에서 관람객들이 얼굴인식 기술 시연을 체험해 보고 있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관람객들의 얼굴을 인공지능으로 판독한 나이와 성별, 기분 상태 등의 데이터가 촬영 이력과 함께 화면에 나타난다. 이 기술은 사무자동화나 범죄방지 등 분야에서 활용된다. [우쩐=예영준 특파원]

중국 저장성 우쩐에서 열린 세계인터넷 대회 박람회장에서 관람객들이 얼굴인식 기술 시연을 체험해 보고 있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관람객들의 얼굴을 인공지능으로 판독한 나이와 성별, 기분 상태 등의 데이터가 촬영 이력과 함께 화면에 나타난다. 이 기술은 사무자동화나 범죄방지 등 분야에서 활용된다. [우쩐=예영준 특파원]

동시에 인터넷 기반의 생활 및 상업 환경이 중국에서 가장 발달한 곳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2014년부터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들여 개최하는 세계인터넷컨퍼런스(WIC)의 ‘영구 개최지’이기도 하다. 해마다 이 무렵이면 세계 각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리더들이 우쩐에 모여 첨단 기술의 향연을 펼치며 고대와 현대의 조화를 빚어낸다. 중국은 인구 5만 남짓의 작은 지역에 대형 컨벤션센터를 세우고 6300명의 자원봉사자를 동원했다.

중국이 WIC를 창설해 돈과 사람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터넷 기술 자체에선 후발 주자지만 마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응용 기술에선 선진국을 추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인터넷 산업을 중국의 산업구조를 탈바꿈시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3회째를 맞은 올해 WIC에는 마 회장 외에도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마화텅(馬華騰) 텐센트 회장, 류창둥(劉强東) 징둥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양위안칭(陽元慶) 레노보 회장 등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인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중국뿐 아니라 노키아·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IBM·인텔·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의 임원진을 포함한 1600여명의 내·외빈이 사흘간 계속되는 포럼에 참가하고 있다. ‘인터넷의 빛’이란 이름이 붙여진 박람회엔 전세계 310여개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는 커넥티드 카(인터넷 연결 자동차)와 가상현실(VR), 생체인식 기술이 대세였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막 연설을 했다. 남미 순방과 겹쳐 영상으로 사전 녹화한 연설에서 “인터넷 공간에는 국경도 경계도 없다. 국제 협력을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힘을 합치자”며 대외 지향이 담긴 비전을 펼쳤다.

시 주석의 뜻이 반영된 탓인지 올해 WIC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중국의 해외 진출에 관한 어젠다가 제기됐다.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은 “인터넷 협력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의 결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대일로 구상은 육로와 해상을 통해 중국 대륙과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를 잇는 경제권 구축 전략이다. 17일엔 ‘중국-아프리카 인터넷 협력’ 포럼도 열렸다.

WIC 기간에 맞춰 우쩐에서는 검색기업 바이두의 무인차 도로 주행이 시작됐다. 시범 주행이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의 무인차 운행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네이버가 무인차 개발의 선두에 나선 격이다. 바이두 무인차에 탑승한 중국 기자는 “신호 대기와 추월, 갓길 정차 등을 자동차가 알아서 했는데 운전기사가 없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우쩐=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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