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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아시아 도서, 세계로 나아갈 방법 고민할 때”

중앙일보 2016.11.18 01:06 종합 22면 지면보기
동아시아출판인회의 10주년
14-15일 오키나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동아시아 출판인회의 참석자들. 왼쪽부터 한철희 돌베개 대표, 한경구 일조각 고문, 김언호 한길사 대표, 왕지아밍 전 인민미술출판사 전 사장, 둥슈위 전 샨롄서점 사장, 오쓰카 노부카즈 전 이와나미문고 사장.

14-15일 오키나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동아시아 출판인회의 참석자들. 왼쪽부터 한철희 돌베개 대표, 한경구 일조각 고문, 김언호 한길사 대표, 왕지아밍 전 인민미술출판사 전 사장, 둥슈위 전 샨롄서점 사장, 오쓰카 노부카즈 전 이와나미문고 사장.

“새로운 동아시아론을 발전시켜야 한다. 국가 이익 중심이 아니라 민간 교류로 형성되는 ‘문화 동아시아’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길이다.” (린린덴(林載爵), 대만 롄징(聯經)출판사 발행인)

한·중·일·대만 등 인문 출판인 참여
작년 새로 합류한 오키나와서 열려

“변화하는 독서환경과 새로운 독자 창출, 대학의 독서·도서관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토론하자.” (류사와 다케시(龍澤武), 일본 헤이본샤(平凡社) 전 편집국장)

‘동아시아 독서공동체’를 향한 잔잔하면서도 뜻깊은 여정. 한국·중국·일본·대만·홍콩의 주요 인문 출판인들의 모임이 어느새 10주년을 맞았다. 출발은 소박했지만 햇수를 더하며 주목할만한 발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두 차례 심포지엄 형식의 회의를 개최해왔다. 공식 명칭은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올해는 특히 지난해 새로 합류한 오키나와 출판인들이 행사 주관을 맡아 그 의미를 더했다.

2005년 첫 모임을 도쿄에서 시작할 때부터 구성원의 선정 기준을 국가가 아닌 ‘지역’ 단위로 했다. 중국·홍콩·오키나와 모두 하나의 지역으로 간주된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한자문명권으로 묶이고 또 국가간 경제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지만 역사적·정치적 갈등은 잘 풀어내지 못하는 점에서 일종의 ‘문화 실험’으로 볼 수도 있다. 대만의 대표적 출판사인 롄징의 린린덴 발행인은 “각 지역간 민간 출판인들의 자발적 조직이라는 점에서 문화를 매개로 하는 새로운 동아시아론 건립의 좋은 전범”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향후 10년을 전망하는 행사가 14~15일 오키나와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80여 명의 출판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한국에서는 김언호(한길사)·강맑실(사계절)·한철희(돌베개)·한성봉(동아시아)·정은숙(마음산책)·안희곤(사월의책) 대표와 일조각의 한경구 고문(서울대 교수)·김시연 대표 등이 참여했다. 김언호 대표는 “여러 지역의 출판인들이 진지하게 공부하는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운 10년 이었다”고 돌아봤다.
오키나와에서 만든 책들을 부천시에 기증하는 오키나와 요주서림 카게시 자주미 대표(왼쪽).

오키나와에서 만든 책들을 부천시에 기증하는 오키나와 요주서림 카게시 자주미 대표(왼쪽).

지난 10년간 주요 성과로는 ‘동아시아 100권의 책’ 선정이 꼽혔다. 강맑실 대표는 “동아시아 독서공동체를 지향하는 회의의 위상이 높아진 계기가 되었고, 책을 선정하는 3년 동안 네트워크가 공고히 다져지며 ‘파주북어워드’의 제정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한성봉 대표는 “100권에 대한 각 지역간 상호 번역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대학 간 연계 강의 혹은 인터넷을 활용한 100권의 책 강의 등을 기획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회의를 발의했던 일본 출판사들이 처음 3년간 행사 비용을 부담하며 모임을 주도했으나 그 이후로는 각 지역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고 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일본에선 대표적 인문 출판사인 이와나미(岩波)서점 오쓰카 노부카즈(大塚信一) 전 사장, 미스즈(みすず)서방(書房)의 가토 게이지(加藤敬事) 전 사장, 그리고 현재 회장인 구마자와 도시유키(熊澤敏之) 전 치쿠마(築摩)서방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중국에선 최대의 출판그룹 샨롄(三聯)서점의 둥슈위(董秀玉) 전 사장, 왕지아밍(汪家明) 인민미술출판사 전 사장 등이 참여했다. 한경구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많은 책이 나오지만 동아시아 외부에서는 그렇게 많이 읽히지 않는다”며 “우리가 어떻게 세계에 발신할 수 있을까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오키나와=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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