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초보 주부 된 꼬마 요리사 “여러분 잊지 않으셨죠? 칼을 쓸 땐 항상 조심조심~”

중앙일보 2016.11.18 01:00 종합 23면 지면보기
요즘 뭐하세요? 원조 ‘쿡방 스타’ 노희지
노희지씨는 “요즘 가장 즐겨보는 쿡방인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노희지씨는 “요즘 가장 즐겨보는 쿡방인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김경록 기자]

199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끈 원조 ‘쿡방 스타’가 있다. 6세 때부터 4년간 EBS의 어린이 요리 프로그램 ‘꼬마 요리사’의 MC로 활약한 노희지(28)씨다. ‘꼬마 요리사’는 희지가 어린이용 요리를 만들면서 앙증맞은 춤과 노래도 곁들이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희지는 똑 소리 나는 진행으로 일약 ‘어린이 스타’로 떠올랐다. 공중파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출연 섭외가 쇄도했고, CF·뮤지컬에도 출연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업을 이유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희지는 고3 때 드라마 ‘주몽’(2006년)에서 연기자로 변신했다. 하지만 2012년 드라마 ‘아랑사또전’을 끝으로 최근 몇 년간 방송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그러던 지난달 29일 그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꼬마 요리사’로 큰 인기를 끌었던 노희지.

‘꼬마 요리사’로 큰 인기를 끌었던 노희지.

16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초보 주부’로서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신랑은 네 살 연상의 직장인이에요. 가족여행으로 간 필리핀에서 여행 사업을 하고 있는 그를 알게 됐어요. 1년간 필리핀과 한국을 오가면서 연애했는데, 그 사람이 저와 결혼하기 위해 필리핀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들어왔죠.”

6세 때 어린이 요리프로 MC 데뷔
똑소리나는 진행으로 인기 끌어


그는 남편 조준희(32)씨를 슬럼프를 극복하게 해준 고마운 사람이라고 했다. “꼬마 요리사 이미지가 성인 연기자로 도약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서 힘든 시간을 보냈거든요.”

그는 MBC 카메라 감독인 노형식(58)씨와 MBC 무용 단원이었던 손선희(54)씨의 1남 1녀 중 장녀다. 93년 제작진의 눈에 띄어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로 데뷔한 데 이어 이듬해 오디션을 통해 ‘꼬마요리사’ MC로 발탁됐다. “칼을 쓸 때는 항상 조심 조심~”과 같이 반복적인 화법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팩스로 들어온 대본을 엄마가 건네주면 제가 한 번 보고 말았대요. 그런데 녹화에 들어가면 제가 대본을 말하기 편하게 바꿔 말했다고 해요.”
노희지씨가 ‘꼬마 요리사’에 출연한 모습.[사진 EBS]

노희지씨가 ‘꼬마 요리사’에 출연한 모습.[사진 EBS]

하지만 방송 활동이 늘어나면서 녹초가 되는 날이 많았다. “하교 후에 방송사로 직행해서 녹화가 끝나면 밤 11시쯤 됐어요. 숙제와 예습 후에 새벽 한 시쯤에나 잠이 들었죠.” 무엇보다 상처가 된 건 유명해진 그를 친구들이 멀리하는 것이었다. 그가 방송 활동을 접고 평범한 중고생 시절을 보낸 이유다.
노희지씨(오른쪽)와 그의 남편 조준희씨.

노희지씨(오른쪽)와 그의 남편 조준희씨.

연기자의 꿈을 키운 그는 2007년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꼬마 요리사’는 그에게 기회이자 넘어야 할 산이었다. “유명했던 덕분에 오디션 제안들이 들어왔지만, 어릴 때 이미지가 강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캐스팅이 불발됐어요. ‘얼굴은 그대로인데 몸만 커졌네’하는 말도 상처가 됐죠. 술에 취해서 부모님에게 ‘왜 나를 일찍 데뷔시켰느냐’면서 원망도 퍼부었어요.”

그는 결혼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긍정적인 남편의 조언과 응원으로 마음을 달리 먹게 됐어요. ‘꼬마 요리사’로 활동한 시간에 감사해요. 연기자와 방송인으로 다시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