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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기자의 패킹쿠킹] ⑮ "밖에서 놉시다" - 간월재 백패킹 실패기

중앙일보 2016.11.18 00:02
9월의 간월재 모습. 주말을 맞아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박경훈]
9월의 간월재 모습. 주말을 맞아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박경훈]
이런 모습을 기대하며 간월재에 올랐다. [사진 박경훈]
이런 모습을 기대하며 간월재에 올랐다. [사진 박경훈]
간월재에서의 백패킹 전면금지를 알리는 안내문. 장진영 기자
간월재에서의 백패킹 전면금지를 알리는 안내문. 장진영 기자
대피소에서 하룻밤 머문 다음날 간월재 모습. 장진영 기자
대피소에서 하룻밤 머문 다음날 간월재 모습. 장진영 기자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잃지 않기 위해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 그것이 백패킹의 목적이다. 장진영 기자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잃지 않기 위해 흔적을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 그것이 백패킹의 목적이다. 장진영 기자

백패킹을 시작하면서 꼭 가고 싶은 장소 세 군데를 선정했습니다. 굴업도, 비양도(제주도 우도), 간월재. 이곳들을 내 마음속의 삼대장으로 삼았습니다. 거리나 지형적 특성상 혼자 가기에는 무리가 있기에 일행들과 일정을 맞추고 실행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세상의 끝처럼 보이는 언덕이 있는 굴업도의 바람은 부드러웠습니다. 홀수날과 짝숫날의 배가 다른 경로로 항해하는데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다녀올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배를 타고 또 걸어서 들어간 비양도의 밤은 포근했습니다. 섬 안의 풀들이 한 쪽 방향으로 다 누워있을 만큼 바람이 세게 부는 곳인데 그날만큼은 고요함과 따뜻함으로 맞아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간월재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이나 컸습니다. 흐드러지는 억새밭을 지나 안개 가득한 산맥 아래 잠드는 꿈을 꾸었습니다.

등산객들이 다 하산했을 시간을 기다려 간월재에 올랐습니다. 간월재의 얼굴이 궁금했습니다. 오늘 밤 바람이 거칠면 어쩌나. 밤 하늘 별을 얼마나 많을까 기대하면서 말이죠. 그러나 허무하게도 간월재에서의 백패킹은 할 수 없었습니다. 적당한 묵인과 이용객들의 자정 노력으로 이어지던 것이 몇몇 무분별한 백패커들의 행동으로 인해 전면 금지가 되었습니다. 허무하더군요. 비도 내리고 어두워졌는데 하산이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도 대피소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대피소 관리인으로부터 백패킹 전면 금지가 된 이유를 들었습니다. 적당히 먹고 마시며 하룻밤 지내고 등산객들 올라오기 전에 철수하는 건 이해하는데, 과도한 음주와 흡연 그로 인한 주변 사람들과의 분쟁과 오물 투척으로 도저히 손쓸 엄두가 안 났다고요.

백패킹의 본질은 걷다가 잠시 머무는 것입니다. 흔적 없이 밤을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죠. 평소에 하던 행동들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실행할 수 있습니다. LNT(Leave No Trace) 운동으로 대표되는 몇 가지 행동지침을 소개합니다.
LNT(Leave No Trace) 운동
▶미리 충분히 계획하고 준비하기
▶안정된 지면에서 캠핑하기
▶쓰레기를 최소화 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처분하기
▶손 대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기
▶불 사용은 최소화 하기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존중하기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머문 곳에 흔적을 남기지 마세요. 우리는 잠시 머물다 갈 여행자일 뿐이니까요.
 
글·사진=장진영 기자artjang@joongang.co.kr , 백패킹 사진제공=박경훈
 
▶ [장진영 기자의 패킹쿠킹] 더 보기
① "요리를 합시다" - 파인애플 새우 구이
② "요리를 합시다" - 가자미술찜

③ "요리를 합시다" - 골뱅이 튀김
④ "요리를 합시다" - 마시멜로 샌드위치 - 스모어
⑤ "요리를 합시다" - 맥주 수육
⑥ "요리를 합시다" - 계란 옷 입은 만두, 에그넷
⑦ "밖에서 놉시다" - 하늘을 지붕 덮는 밤, 백패킹
⑧ "요리를 합시다" - 피맥을 부르는 만두피 피자
⑨ "요리를 합시다" - 우와! 우아한 브런치
⑩ "요리를 합시다" -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땐, 밀푀유 나베
⑪ "밖에서 놉시다" - 혼자 하는 캠핑, 솔로 캠핑
⑫ "요리를 합시다" - 에그인헤븐
⑬ “밖에서 놉시다” - 내 텐트를 소개합니다
⑭ “요리를 합시다” - 기억으로 먹는 맛, 카레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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