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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 "여성으로서 사생활 고려해 달라는 대통령, 여성 모욕"

중앙일보 2016.11.16 18:24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을 고려해 달라”고 했던 말에 대한 여성계가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여성연대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여성모욕을 중단하고 즉각 사퇴하라"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의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을 고려해 달라"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 와서 여성 운운하다는 것 자체가 많은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자 이 땅에서 차별과 혐오로 힘들어하는 여성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며 "애초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스러웠는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여성에 대한 모욕을 중단하고 즉각 사퇴, 민간인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에 대해서는 "검사 시절 나이트클럽 사장으로부터 18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아 사직했고 군포여중생 성폭력 사건 당시 가해자 일부를 변론하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자행하기도 했던 인물"이라며 "박근혜 정부 인권위원 시절 유엔에 제출할 한국인권보고서에 세월호, 통합진보당, 카카오 사찰 등 주요 쟁점을 삭제할 것을 지시한 대표적인 반(反)여성, 반(反)인권 친박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16일 "사실을 규명하고 책임있는 사람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데, 왜 사생활 이야기가 나오느냐"고 비난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날 SBS '3시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유 변호사가) 무슨 맥락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지금 우리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심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제대로 영이 서지도 않고, 실추된 권위와 신뢰로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의 직을 수행하기 힘들게 되면, 국정 운영에 많은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하야가 이뤄지지 않으면 탄핵의 길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검찰 조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그렇게 살고 싶으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밝혔다

그는 "변호인은 국정마비와 국론분열이 우려된다며 대통령 조사가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대통령직 사퇴로 혹시 국정마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라. 대통령이 국정마비의 주범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도 공주도 아니다.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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