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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훈풍이었나…日 닛케이 지수, 9개월 만에 1만8000선 근접

중앙일보 2016.11.16 18:13


도널드 트럼프(70)의 예상 밖 미국 대통령 당선이 일본 경제에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이 ‘최순실 사태’로 트럼프 당선인이 촉발한 ‘강(强) 달러 랠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이, 일본은 소리소문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닛케이225지수는 전날에 비해 194.06포인트(1.10%) 오른 1만7862.21에 장을 마쳤다. 2월1일 이후 최고치다. 지난 9일 트럼프 당선 이후와 비교해도 2.9% 상승했다. 당초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돼 수출 주도의 일본 경제에 악재가 될 것이란 시장 예측과는 상반된 결과다.

지난 9일 트럼프 당선 직후 도요타ㆍ닛산ㆍ혼다 등 자동차주가 5~8% 하락하면서 닛케이 지수가 급락했던 양상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정반대 흐름이다.

특히 강달러와 이에 따른 엔저가 일본 증시를 밀어올린 원동력이 됐다. 엔화 가치는 미국 대선 이후에만 3% 가까이 떨어져 109엔대에 진입했다.

엔저는 대규모 재정정책과 감세로 요약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 덕분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밝힌 1조 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이 미국 내 민간 수요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면서 오는 12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자금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엔화는 가격이 상승한다.

일본 은행주도 ‘트럼프노믹스’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츠비시UFJ가 6.19%, 스미토모미츠이가 5.25%, 미즈호가 6.25% 뛰었다.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서 은행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미국 기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채권 투자자들은 보유한 채권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대신 국채를 비롯한 채권 수익률은 상승하고 있다. 16일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3bp(1bp=0.01%P) 오른 0.03%를 나타냈다.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정치적 안정성, 엔저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도 잇따르고 있어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여타 아시아 증시의 동경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헤지펀드 등 단기 투자자 뿐만 아니라 중장기의 해외 연기금까지 유입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일 주식을 동시에 운용하는 글로벌 전략가라면 엔화 약세로 매력이 더 커진 일본 시장에 투자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일본 시장 매수, 한국 시장은 중립 내지는 매도로 가는 전략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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