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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증권맨’ 명예퇴직후 9급 공무원 돼

중앙일보 2016.11.16 16:05
김진용

김진용 씨

올해 만56세인 전직 ‘증권맨’이 명예퇴직 후 부산의 9급 공무원이 됐다. 김진용(사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씨는 지난 6월 지방직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하면서 부산의 ‘최고령 막내공무원’이 됐다. 그는 16일부터 금정구청 일자리경제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김씨는 2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한 대형 증권사에서 근무했다. 1985년 처음 입사한 뒤 29년간 증권사에서 기업경제 분석과 개인·법인 금융상품 영업 등의 일을 주로 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부산·경남에서 지점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회사에 갑자기 ‘명예퇴직’ 칼바람이 불었고 그는 정년보다 1년 6개월 빨리 회사를 떠나야 했다.

그는 퇴직 후 창업도 검토했지만 실패에 대한 걱정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해 11월쯤 우연히 읽은 신문기사가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58세의 나이로 국내 최고령 신입 공무원이 된 서울의 한 기초단체 공무원 관련 기사였다. 김씨는 “그가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을 접하면서 나도 공무원으로 다시 일해보자는 생각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김씨는 매일 도서관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8개월 만에 합격의 성과를 일궈냈다.

그러나 합격 뒤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단다. 김씨는 “주위의 젊은 동기들을 볼 때면 내가 젊은 세대의 일자리를 빼앗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면서 “그나마 일자리를 창출을 도울 수 있는 곳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게 돼 미안한 마음을 좀 덜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출근 첫날 전산망 연결 등 새 업무를 배운다고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는 “정년까지 4년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아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처럼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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