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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으로 번지는 대통령 탄핵안…원조는 새누리당?

중앙일보 2016.11.16 09:52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은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처음으로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하야를 원하나 아니면 식물정부를 원하느냐"며 "대통령을 그냥 덮고 가자는 게 아니다. 탄핵절차로 가자"고 밝혔다.

그럼에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통령 탄핵안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 철회를 설득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시국인식이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2선 후퇴론'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탄핵 카드가 다시 주목을 받은 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다. 또 다시 여당에서 탄핵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관련된 일은 헌법에 입각해야 한다. ‘하야’는 법적으로 용어가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의 이름으로 탄핵의 길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신중하던 야권에서도 대통령 탄핵안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대통령을 퇴진시킬 수 있는 압박수단은 탄핵밖에 없고 탄핵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민은 이미 박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검토위원회를 국회의장 직속 기구로 설치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통령 하야'에 무게를 실어 대응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하기로 당론을 모았지만 탄핵 추진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탄핵안은 야권이 고려하는 '마지막 카드'다. 우선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이상, 최소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권성향 무소속을 포함한 야당 의원은 171명으로 새누리당 3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탄핵안이 통과될 수 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시간만 끌게 되는 것도 야권의 부담이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는 6개월 이내에 심판을 마쳐야 한다. 최대 6개월이란 시간이 청와대와 여권에 주어지는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안은 국회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크지만 박한철 헌재소장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이고 내년 2~3월까지가 임기인 재판관들도 있는데 이런 예민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서두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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