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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통령 조사 연기 요구 터무니없다”

중앙일보 2016.11.16 02:06 종합 5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15일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내일(16일) 조사는 불가능하다. 변론 준비에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야권은 “터무니없는 요구”라고 일축했다.

유영하 변호사 회견에 격앙
“대통령 사생활로 이 난리인데
사생활 보호 언급은 후안무치”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대통령이 성실하게 조사받을 의지는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조사를 지연시켜 검찰의 책임 추궁에서 빠져나갈 묘수라도 찾으려는 것이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던 만큼 대통령의 뒤늦은 변호사 선임을 이유로 검찰 수사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유 변호사가 “원칙적으로 대통령에 대해서는 서면조사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검찰의 구속 만료 시한이 코앞(20일)에 다다른 상황에서 최순실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박 대통령에 대해 서면조사를 하자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요구”라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의 “대통령도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는 발언도 비판을 불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생활이 국정에 개입해 사상 초유의 국가적 혼란을 일으켜 놓고 이제 와서 사생활을 보호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의 전력도 문제 삼았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유 변호사는 국정원 대선 개입을 제기한 이들에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발악하는 웃긴 놈들’이라고 막말을 쏟아부은 사람”이라며 “국가인권위원 재직 시에는 유엔에 제출하는 인권보고서에 세월호 참사 등 한국의 불리한 인권 상황을 삭제토록 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유 변호사는 인천지검 근무 시 나이트클럽 사장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징계를 받은 비리 검사”라며 “2011년에는 토마토저축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하다 영업 정지 전 퇴사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도 유 변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비주류 황영철 의원은 “의뢰인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변호인으로서 할 도리라고는 하지만 국민에게 사건의 실체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사를 충실히 받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유 변호사다운 태도”라며 “의뢰인이 자연인이 아닌 대통령이라면 변호인으로서 여론 등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지만 유 변호사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고 청와대도 그런 판단 아래 선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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