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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총장 휩쓴 ‘황교안 포비아’

중앙일보 2016.11.16 02:03 종합 6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불발탄으로 만든 지난 14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포비아(phobia·공포증)’를 드러낸 의원들이 여럿 있었다고 복수 참석자들이 전했다.

“황 총리, 통진당 해산 앞장선 공안통
권한대행 맡으면 어떤 장난 칠지…”
국회 최순실 질의 땐 의원들과 설전

야권은 현재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에서 ‘퇴진’ 쪽으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에선 대통령 탄핵 요구가 등장한 상태다. 문제는 어느 경우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다음 대선까지 국정을 관리한다는 점이 야당의 고민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황 총리가 통진당 해산에 앞장서는 등 공안 검사 출신의 강성이어서 객관성과 중립성에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당 대변인인 금태섭 의원은 가장 먼저 연단에 나와 “대통령이 하야하고 황 총리가 권한대행을 하더라도 큰 힘을 쓸 수가 없을 것”이라며 “그런 문제에 신경쓰지 말고 추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 즉각 하야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는 추 대표가 영수회담 제안을 철회하기 전이었다.

그러자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의원이 급하게 연단에 올라왔다. 조 의원은 “며칠 전 국회에서 보여준 황 총리의 오만방자한 태도는 한시도 용납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직무정지되고 저분이 권한대행으로 있는 한 어떤 장난을 쳐서 국정이 굴러갈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황 총리는 지난 11일 국회 최순실 국정 파문 관련 현안 질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강도 높은 설전을 벌였다. 황 총리는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의혹 제기에 번번이 “증거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라고 맞서면서 “괘씸하지만 장어같이 잘 빠져나간다”(이재정 의원)는 비판을 받았다

박영선 의원도 의총에서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건 대통령과 추 대표의 영수회담보다 총리를 어떻게 바꾸고, 어떤 단계를 밟아나가야 하느냐”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탄핵을 하든 하야를 하든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이 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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