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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햄버거 핵협상”→ “미치광이”…트럼프 대북발언 오락가락

중앙일보 2016.11.16 01:39 종합 18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한반도 정세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새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가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상·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대한반도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한·미 동맹과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쏟아낸 방위비 분담금 등과 관련한 트럼프의 발언은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대한반도 정책을 미리 살펴봤다.
 
◆“김정은 만나 핵 협상” vs “사라지게 할 것”

정확한 북한 정보 없이 즉흥적 표현
참모 역할 따라 압박 수위 달라질 듯
“트럼프는 현명” 치켜세우던 북한
당선 뒤엔 “옛 시대의 망상” 경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의 평가다. 김정은을 대화 상대로 보는가 하면 극단적인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트럼프는 대선 유세 중 김정은에 대해 “미치광이”(올 1월, 아이오와)→“김정은이 미국에 오면 햄버거 먹으면서 핵 협상할 수 있다”(6월, 애틀랜타)→“미치광이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9월, 캘리포니아)고 언급했다. 심지어 지난 2월 미 CBS방송에서는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김정은을 빨리 사라지게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과 핵 협상을 한다고 해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10%나 20%라며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도 했다. 유세 중 발언을 감안하면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대화와 압박 카드를 모두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북한을 정확히 판단할 만한 정보가 입력되지 않은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김정은의 방미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핵 협상을 하겠다는 발언이 단적인 예다. 따라서 향후 트럼프의 외교안보 참모들의 역할이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초 호의적이었던 북한의 트럼프에 대한 평가도 바뀌었다. 지난 6월 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의 오늘’은 트럼프의 ‘대북 협상론’에 고무돼 “현명한 정치인이고 선견지명이 있는 대통령 후보감”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북한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뒤에는 “미국이 바라는 조선(북한)의 핵 포기는 흘러간 옛 시대의 망상”(노동신문 11월 10일자)이라며 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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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이달 들어 군부대를 네 차례나 시찰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서해 연평도 코앞에 있는 북한 갈리도 전초기지와 장재도 방어대를 방문하고 ‘연평도 화력 타격계획 전투문건’을 승인했다. 지난 11일에는 서해 백령도 전방 마합도에서 사격훈련을 지도하면서 “싸움이 터지면 군인들이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정은이 전방 지역의 전투태세 점검에 적극 나선 것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라는 트럼프의 안보관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 건설을 주장해 왔다. 이를 위해 국방비(올해 5343억 달러)를 1조 달러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김정은의 당면 목표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다. 북한이 미국과 직접 협상하기 위해서는 ICBM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단시일 내에 시험 발사 등을 할 경우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될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vs “한국 방어 위해 100% 협력”

트럼프는 후보 시절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철수까지 시사했다.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다운 발상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이런 기류는 여전하지만 트럼프는 당선 직후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며, 북한의 불안정성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방위비 분담금과 한·미 동맹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018년 한·미 간 방위비 협상을 통해 2019년부터 5년간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이 결정될 것”이라며 “한국이 분담금을 더 부담하게 될 경우엔 그만큼 반대 급부를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9441억원이다. 규정상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되 4% 이내로 인상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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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구조적 변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미국은 해외 주둔 미군을 이미 순환배치 형식으로 바꾸고 있다”며 “주한미군 2만8500명의 일부를 감축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22~2023년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예정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와 미 공화당의 기본 원칙이 ‘자국 방어는 스스로 해야 한다’이기 때문이다. 안광찬 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장은 “결국 해답은 한국의 방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안보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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