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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서울 주거문제…‘4종 세트 처방전’ 내놨는데

중앙일보 2016.11.16 01:20 종합 21면 지면보기
서울시 ‘빈집살리기 프로젝트’ 덕분에 리모델링비 일부를 지원받아 공용주택으로 바뀐 은평구의 한 주택 거실(오른쪽). 왼쪽은 공사 전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시 ‘빈집살리기 프로젝트’ 덕분에 리모델링비 일부를 지원받아 공용주택으로 바뀐 은평구의 한 주택 거실(오른쪽). 왼쪽은 공사 전 모습. [사진 서울시]

서울의 주거 문제에 대한 네 가지 처방이 나왔다. 서울시는 이른바 ‘주거 약자’를 위해 내년도 주거 대책을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주요 대책은 임대주택 8만호 공급,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사회주택 공급, 주택바우처 사업이다. 송호재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2030세대나 주거 취약 계층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주거비를 절감시키자는 취지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내년에는 더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 기존에 하던 사업별 예산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8만호, 역세권 청년주택
주거약자 위한 대책 내년부터 확대

우선 서울시는 2018년까지 ‘임대주택 8만호 공급’을 목표로 내년에 임대주택 2만2193가구(공공 1만4618가구·민간 7575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보다 52억원 늘어난 7669억원 투입해 기존 주택을 사거나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지원한다. 공공임대의 경우 전용면적 45㎡ 이하로, 민간임대는 전용면적 60㎡ 이하로 지어 임대인들의 실제 수요에 맞추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2030세대를 위한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사업도 추진한다. 다음달 착공하는 삼각지·충정로역 청년주택(총 1587가구)를 포함해 강남구 논현역(299가구)·화곡역(76가구) 등 다섯 곳(총 2938가구)에 청년주택을 짓는다. 내년에 1만5000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이 주택의 25% 를 공공임대로 정해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월세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엇갈린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과 교수는 “건물주에게 용적·건폐율 완화 같은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청년들을 위해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권순형 박사는 “25% 공공임대주택비율로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도시 기본 개발 계획을 훼손하고, 건축주 이익만 늘리는 일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서민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민간이 협력하는 ‘사회주택 공급’ 사업도 이뤄진다. 이 사업은 ‘토지임대부 사회주택’과 ‘빈집살리기 프로젝트’로 나뉜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시가 땅을 산 후 주택협동조합·사회적 기업 등에게 40년간 연이율 1% 조건으로 빌려줘 청년·서민에게 임대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빈집살리기 프로젝트는 시가 빈집 주인에게 리모델링비(2000만~4000만원)를 줘 공유주택(월세를 내며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집)으로 바꾼 후 주로 1인 가구에게 방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내년에는 빈집 40곳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서 권 박사는 “쇠락하는 주거 지역을 둔 도시라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전월세난을 겪고 있는 서울 같은 주택 시장에서 월 임대료 제한을 둔 사업에 뛰어들 민간단체가 많지 않을 거다. 실효성을 거둘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시행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8곳)은 101가구, 빈집 리모델링은 진행 중인 곳까지 포함해 34곳(228호실)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72억원을 투입하는 ‘주택바우처’ 사업도 한다. 현금으로 월세를 일부를 지원해준다. 내년에는 1만 가구에게 매달 5만(1인 가구)~7만5000원(6인 가구)을 지원키로 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거 취약계층을 지원하려는 대책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이제는 정책 실험 단계를 벗어나 정해진 예산 내에서 주요 정책을 선택해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과장은 “아직 주택 사업은 시작 단계다. 주택도시기금 마련을 중앙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공급 물량을 늘리면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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