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주 사망 교통사고 절반이 무단횡단…경찰 “기초 교통질서 위반자 꼼짝 마!”

중앙일보 2016.11.16 01:15 종합 21면 지면보기
지난 6일 0시25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매곡동 왕복 5차선 도로. 길을 건너던 행인 A씨(24)가 승용차에 치였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A씨는 결국 숨졌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있던 지인의 진술을 토대로 술을 마신 A씨가 무단횡단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지점은 횡단보도에서 약 50m 떨어진 지점이다.

올해 사망 70명 중 37명이나 차지
간선도 보행자 법규위반 집중 단속
적발 시 무관용 원칙 “범칙금 부과”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새벽시간대 무단횡단을 하면 노련한 운전자라도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광주 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겨울철을 맞아 무단횡단 관련 사고가 더욱 늘 것으로 보고 집중 단속에 나섰다.

15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광주에서는 모두 70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7명이 보행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교통사고 사망자 전체 95명 중 보행자가 49명에 달했다. 해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행자 사고의 원인 대부분은 무단횡단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보행자 사망 사고는 늦가을부터 겨울철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6명, 11월 6명, 12월 4명, 올해 1월 4명 등 보행자가 사고로 숨졌다. 겨울철은 해가 지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운전자가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를 발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뒤늦게 무단횡단 모습을 발견하더라도 도로에 쌓인 눈 등으로 인해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보행자들 역시 추위와 눈을 피해 조금이라도 빨리 지나가기 위해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보행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는 보행자나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건너는 보행자가 주된 단속대상이다. 무단횡단 사고가 특히 자주 발생하는 편도 3차로 이상 간선도로에서는 집중 단속을 벌인다. 적발되면 계도가 아닌, 범칙금을 부과키로 했다. 앞서 올 한해 광주 지역에서 모두 1만3000여 명이 무단횡단 등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현재 35곳(11.82㎞)에 설치된 무단횡단 방지 울타리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운전자들의 교통질서 위반 행위도 여전하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전방주시 태만, 신호위반 등에 따른 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택시를 비롯한 사업용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올 9월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2만9336건 중 사업용 차량 사고가 전체의 26%(7595건)에 달한다. 지난 9월 한 달간 광주에서는 택시에 의해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초부터 사업용 차량의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한 달 동안 2800여 건을 적발했다.

아울러 경찰은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을 바꾸기 위해 다각적인 의견 청취에 나섰다. 불합리한 교통신호나 시설개선 사항이 있을 경우 전화(062-609-2452) 신청하면 된다. 경찰은 접수된 민원에 대해 유관기관 등과 논의한 뒤 현장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 광주경찰청 교통안전계 성낙진 경위는 “시민들 사이에서 기초적인 교통법규를 반드시 지키려는 문화가 자리잡을 때까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단속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