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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 대신 야외로, 어르신들 흥겨운 네박자 체조

중앙일보 2016.11.16 01:07 종합 24면 지면보기
경기도 군포시 당정근린공원에서 열린 야외 체력관리교실에서 체조를 하고 있는 노인들. [사진 김원 기자]

경기도 군포시 당정근린공원에서 열린 야외 체력관리교실에서 체조를 하고 있는 노인들. [사진 김원 기자]

“미련 따윈 없는거야~. 후회도 없는거야~.”

체육회, 전국 125곳 체력관리교실
트로트 리듬에 지팡이 등 활용 운동
“아흔 넘은 할머니도 쉽게 따라해”

구성진 노래 가락에 맞춰 50여 명의 노인들이 몸을 흔든다. 몸 동작은 제각각이다. “단체로 막걸리 한 잔씩 하셨냐”는 강사의 핀잔에도 눈빛 만큼은 진지하다.

지난 9일 경기도 군포시 당정근린공원에서 진행된 ‘야외 체력관리교실’의 한 장면. ‘야외 체력관리교실’은 지난 2014년 대한체육회의 ‘어르신 생활체육종목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한국 사회는 빠르게 늙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5062만 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662만 명으로 전체의 13.1%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4.3%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통계청의 조사도 있었다. 노인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신체활동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노인들의 체력 관리도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대한체육회는 ‘건강이 장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게이트볼·탁구·볼링·파크골프 등 다양한 노인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야외 체력관리교실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노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야외 체력관리교실은 군포를 비롯, 전국 125개소에서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동안 매주 2회씩 진행된다. 지난해의 경우 100개 지역에서 11만3152명이 참여했다. 2014년에 비해 16.7%나 늘어난 숫자다. 체육회는 올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노인의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그램은 쉽고 단순하다. 트로트 가요와 접목한 맨손 체조, 노르딕스틱(지팡이)·밴드 등 도구를 이용한 운동, 공원 산책 등이다. 지역에 사는 60세 이상 노인이 대상이지만 공원을 지나는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꾸준히 참여하는 회원들에게는 3개월에 한 차례씩 체성분 측정 검사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문종년(77) 씨는 지난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프로그램에 참가해 ‘건강킹’상을 받았다. 문 씨는 “ 야외 체력관리교실에서 배운 체조 동작을 익히기 위해 집에서도 매일 따라하고 있다.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곽안겨(75) 씨는 “평소 무릎이 아파 고생했는데 체조를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곽 씨는 주변 지인들을 만나면 이 프로그램을 추천하느라 바쁘다. 그는 “내가 여기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아흔이 넘는 할머니도 함께 할 수 있을만큼 무리한 동작이 없고 쉽게 따라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군포=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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