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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손대자 항공주 주가 일제히 상승

중앙일보 2016.11.16 01:00 경제 4면 지면보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86)이 항공주로 돌아왔다. 한때 ‘죽음의 덫’이라고 홀대하던 항공사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

미국 4대 항공사 주식 대거 사들여
아메리칸항공주 1조 가까이 매입
저유가에 ‘죽음의 덫’ 오명 벗어

15일 미국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항공사 주식 보유 상황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9월 말 기준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액은 아메리칸 항공이 7억9700만 달러(약 9326억원)로 최대를 기록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2억3800만 달러,델 타항공도 2억4900만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당초 저가항공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공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버핏이 CNBC 인터뷰에서 투자 사실이 공개됐다.

‘돌아온 버핏’ 소식에 이들 항공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버핏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아메리칸 항공은 시간외 거래에서 약 4% 상승했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 컨티넨탈은 ‘버핏 효과’로 각각 3.4%, 2.2% 올랐고 사우스웨스트항공 역시 3.3%나 치솟았다. 포춘은 “사우스웨스트를 제외한 3개 항공사 주가 상승분만으로 버핏은 이미 2억8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버핏은 ‘투자의 귀재’로 칭송받지만 실패의 추억도 있다. 항공주였다. 버핏은 1989년 US에어웨이 우선주에 3억5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주가는 급락했고 지분 가치는 한때 8950만 달러로 쪼그러들었다. 낭패를 본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투자실수를 했다. 다시는 항공사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나중에 주가가 다시 올라 US에어웨이 투자로 2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이긴 했지만 버핏은 틈날 때마다 항공사 주식 투자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2001년 주주서한에서 ‘최악의 비즈니스’로 항공주 투자를 언급할 정도였다. “성장을 위해 큰 자본투자가 필요한 반면 돈을 쥐꼬리만큼 벌어들인다”는 것이다. 그는 항공주에 왜 투자했을까.

블룸버그는 최근 저유가로 항공사들이 연료비용을 절감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과, 인수·합병(M&A)으로 시장 경쟁이 줄어드는 등 호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버핏은 보유하던 월마트 주식 70% 가량을 매도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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