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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눈 앞에…8개 투자자 예정가격 이상 입찰

중앙일보 2016.11.11 18:17
‘4전 5기’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의 성공이 눈 앞에 다가왔다. 2001년 4월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 편입으로 정부 소유 은행이 된 지 15년 여 만이다.

11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은행 지분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예정가격을 웃도는 입찰제안은 총 8개 투자자, 33.677%라고 발표했다. 유효한 입찰제안 물량이 매각 예정이었던 지분 30%를 웃돌기 때문에 매각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자위는 “8개 투자자를 대상으로 평가한 뒤 13일 오후 최종 낙찰자 선정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사 중 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키움증권은 최종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동양생명도 이날 공시를 통해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 보험사와 증권사는 우리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투자자가 지분 4%를 사겠다고 입찰제안서를 냈다. 공자위는 4~8%씩 지분을 쪼개 매각하면서 4% 이상 투자자엔 사외이사 한 자리를 준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8개 투자자는 공자위가 사전에 의결한 입찰가 하한선인 예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기 때문에 가격과 관련된 평가 요소는 이미 통과했다. 남은 건 총점의 20%를 차지하는 비가격 요소 평가다. 공자위는 일요일인 13일 회의를 열고 비가격 요소를 평가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 발표할 계획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입찰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공자위도 예정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100% 회수하기 위한 주당 가격은 1만2980원이지만, 실제 낙찰 가격은 이보다는 낮을 거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우리은행 주가는 11일 전날보다 250원 오른 1만27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우리은행 지분 4%을 매입하는데 드는 금액은 3448억원 정도다.

매각절차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정부 소유이던 우리은행은 민간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직 예보가 21%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경영을 과점주주에게 맡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달 28일 매각절차가 종료되면 공자위는 예보가 우리은행과 맺은 경영정상화이행각서(MOU)를 즉시 해지키로 했다. 이사회는 과점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재편된다.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둔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후임자 선정 작업은 새 사외이사진으로 꾸려진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가 결정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새로운 과점주주에게 사외이사를 임명할 권한을 주고, 그 사외이사가 차기 행장을 뽑게 함으로써 정부가 민영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남은 21% 지분을 언제쯤 매각할지에 대해선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 이번 민영화로 우리은행 주가가 오른다면 이를 기회로 삼아서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한다는 방침만 나와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예보가 우리은행의 최대 주주인 만큼 정부가 경영에 개입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정부가 대주주 지위를 언제 내려놓을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있다”면서 “이에 대한 계획을 명확히 밝혀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약속한 대로 차기 행장 선출 과정에서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 없이 과점주주의 뜻이 그대로 반영될지도 관심이다.

한애란ㆍ김민상ㆍ심새롬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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