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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에 2조8000억 지원…회생까진 산넘어 산

중앙일보 2016.11.11 03:00 경제 3면 지면보기
대우조선해양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총 2조8000억원(산은 1조8000억원, 수은 1조원)의 자본확충을 받는다. 이에 앞서 산은은 대우조선 지분(49.7%) 중 일부를 소각하고 나머지 지분은 10대 1 비율로 줄이는 감자(減資)를 단행한다. 산업은행은 10일 이런 내용의 대우조선해양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이는 다음주 산은 이사회 의결 전까지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 금지, 인력 구조조정 등이 담긴 고통분담 확약서에 동의해야 집행된다.
이번 방안은 자본잠식 해소를 통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신규 수주가 전망치의 10%에 그친데다 상반기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존 방안보다 자본확충 규모 늘려
산은 보유지분 10대1 비율로 감자
부채비율은 900% 수준으로 개선
“구조조정 없으면 미봉책 그칠 것”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회)에서 내놓은 정상화 방안보다 자본확충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당시 공언했던 “추가 자금(뉴머니)은 투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지키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서별관회의 때 결정한 4조2000억원(산은 2조6000억원, 수은 1조6000억원) 중 2조8000억원의 대출금을 자본확충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미 산은이 지난해 말 유상증자 형태로 지원한 4000억원을 합치면 자본확충 규모는 총 3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서별관회의 때 예상한 자본확충 규모(2조원)보다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은행별로 보면 산은은 총 지원금 2조6000억원 중 4000억원을 유상증자한 데 이어 이번에는 1조8000억원의 대출금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한다. 수은은 1조6000억원의 대출금 중 1조원을 대우조선이 발행하는 영구채로 전환한다. 영구채는 재무제표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대우조선 입장에선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크다. 수은은 지난해 서별관회의 땐 1조6000억을 모두 대출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대우조선 자본확충에 참여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대우조선의 영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자본확충에 앞서 대규모 감자도 실시한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쪼그라뜨린 상태에서 새로 자금을 투입해야 자본확충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산은은 지분(49.7%)을 차등 감자한다. 지난해 10월 서별관회의 전 보유 지분(22%)은 대주주 책임 차원에서 전량 소각한다. 다만 서별관회의 이후 4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보유한 지분(27.7%)은 10대 1 비율로 감자하기로 했다. 2대주주인 금융위원회(8.5%)와 다른 일반주주가 보유한 주식도 10대 1 비율로 줄인다.

감자와 자본확충을 모두 마치면 현재 -1조2000억원인 대우조선의 자기자본은 1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7000%대인 부채비율도 900%대로 떨어진다. 이와 함께 대주주인 산은의 지분율도 현재 49.7%에서 80~85%로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재무구조 개선안이 근본적인 대우조선 회생안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현금 확보처로 기대했던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의 1조원 규모 드릴십 인수도 늦어지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9000억원 어치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같은 수주난이 계속되면 또다시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정부가 강력한 설비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자본확충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 투입 여부가 다시 논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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