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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전부터 추진해온 지리산댐, 또 논란 불붙인 홍준표

중앙일보 2016.11.11 01:34 종합 21면 지면보기
경남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일대에 높이 107m, 길이 735m로 건설을 추진 중인 지리산댐(문정댐)이 또 논란이다. 지리산댐은 그동안 수력발전·홍수조절·식수댐 등 여러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그때마다 인근 휴천면 송정리와 마천면 의탄·가흥리 일부의 수몰, 환경·생활터전 파괴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반대 등으로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이번에는 경남도가 지난 8일 도의회에서 홍수조절용으로 국토교통부가 추진중인 지리산댐을 다목적댐(높이 141m, 길이 896m)으로 전환해 부산·울산에 식수를 공급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리산댐은 올해 댐 건설이 결정되더라도 완공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경남도는 이날 “홍수조절용 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취수한 1급수를 부산·울산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목점댐을 만들어 저수량 6700만t을 1억7000만t으로 늘리고, 여기서 하루 46만t을 취수한다. 또 창원·김해·함안 등에서 강변 여과수 하루 61만t을 추가 개발해 부산·울산에 107만t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댐 저수량을 보면 소양강댐은 29억t, 충주댐은 27억t, 합천댐은 7억9000만t 등으로 지리산댐은 다목적댐 중에서는 소규모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홍수조절용댐 개발 계획
경남도 “계획 바꿔 다목적댐 만들어
부산·울산에 식수 공급하자” 제안
1984년 첫 추진 후 수차례 무산돼
일각선 “홍 지사 정치적 계산” 지적

도는 지리산댐 건설에 앞서 합천의 ‘조정지댐’ 등을 이용해 경남 창원·김해 등에 하루 70만t을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도의회 일부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새누리당 박병영·황대열 의원은 “지리산댐 물을 부산·울산에 공급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대했다. 이동찬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은 “지리산댐을 건설해 확보한 1급수를 도민이 쓰고 남으면 부산·울산에 주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지리산댐이 다목적댐으로 용도가 바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부가 홍수조절용 댐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에 경남도는 “6768억원이 드는 홍수조절용 댐에 2800억원 정도를 더 들여 다목적댐으로 건설하면 경남과 부산·울산의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국토부를 설득하고 있다. 시민단체 등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지리산댐은 1984년 정부가 처음 계획을 내놨으나 환경파괴 문제가 일면서 무산됐다. 이후 1996년 부산시가 대체 상수원 개발을 요구하면서 다시 건설 필요성이 제기돼 2001년 정부 댐 건설 장기계획에 포함됐다. 하지만 수몰지역 인근에 사찰(전북 남원 실상사) 등이 있어 반대운동이 일어 또다시 흐지부지됐다. 국토부는 2013년 다시 댐 건설 장기계획으로 논의를 재개했고,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4년 6월 이후 댐 건설을 거론해 논란이 확대됐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실장은 “지리산댐을 짓게 되면 물이 제대로 흐르지 않아 현재 식수원인 하류의 남강댐 수질이 더 나빠 질 수 있다” 고 주장했다. 경남도 안팎에서는 홍 지사가 자신의 치적쌓기와 함께 국토부가 지리산댐을 다목적댐으로 건설하도록 여론으로 압박하기 위해 부산·울산 물공급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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