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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삼전, 강남권인데 월세·관리비가 20만원 대

중앙일보 2016.11.09 01:00 경제 6면 지면보기
2014년 결혼을 한 김해진(28)씨는 신혼 초기 반전세로 집을 마련했다. 예정보다 큰 집을 구한 탓에 보증금과 월세 부담이 컸다. 외국인 남편은 당시 세금신고 기록이 없었고 김씨도 막 취업한 터라 대출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재계약 때 전셋값이 오르면 어쩌나’ 걱정만 쌓여가던 중 지난해 행복주택을 알게 돼 청약을 했고,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 행복주택에 입주했다. 이사 후 김 씨는 직장을 관두고 대학에 편입학했다. 그는 “집이 조금 작지만 주거비 부담이 줄고 생활이 안정된 덕에 새 진로를 찾을 여유가 생겼다”며 “무리하게 빚을 내지 않고도 쾌적한 곳에 살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이 집들이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실효성 여부를 두고 우려가 나왔던 것과는 달리 행복주택은 지자체와 입주민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847가구의 행복주택이 입주를 마쳤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전국에서 입주자를 모집한 행복주택은 13곳, 5069가구다. 올 4분기에도 10곳에서 5006가구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입지 좋아 직장인·대학생에 인기
지난 6월 청약 땐 209대1 경쟁률
카페·동아리실…부대시설도 갖춰
4분기 전국서 5006가구 청약접수

올해 3·6·9월 입주자를 모집한 행복주택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8.4대 1이다. 입지 여건이 좋은 곳에 들어선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 행복주택은 지난 6월 청약 당시 최고 2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행복주택의 인기 비결은 좋은 입지와 주변 시세 대비 싼 임대료다. 행복주택의 임대료는 주변 민간임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입주민의 상황에 맞게 표준임대조건 기준 안에서 보증금과 월세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또 통학·통근이 편리한 곳에 들어서기 때문에 직장인과 학생층에게 인기가 높다.
행복주택은 전체 공급물량 중 80%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에게 공급된다. 다니고 있는 대학교나 직장이 행복주택이 들어서는 시·군이나 연접한 시·군에 있어야 청약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에 짓는 행복주택에 청약하려면 대학이나 직장이 서울이나 서울에 바로 붙어있는 시·군(성남·하남·의정부·과천 등)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행복주택 중 최초로 입주한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 행복주택. 지난해 6월 모집 당시 청약 경쟁률이 최고 209대 1에 달했다. [사진 LH]

지난해 10월 행복주택 중 최초로 입주한 서울 송파구 삼전지구 행복주택. 지난해 6월 모집 당시 청약 경쟁률이 최고 209대 1에 달했다. [사진 LH]

김해진씨의 경우 전용면적 26㎡를 보증금 6000만원에 임차계약을 했다. 월세와 관리비를 합한 한 달 주거비가 20원만대다. 인근 아파트 단지 비슷한 평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50만원 수준이다. 김 씨는 “전에 살던 집에서는 많은 돈을 주거비로 써 제대로 돈을 모으기 어려웠지만 행복주택에 오면서 지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행복주택 내부에 있는 주민 카페 시설. [사진 LH]

행복주택 내부에 있는 주민 카페 시설. [사진 LH]

신축 또는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싼 임대료에 비해 생활 환경도 괜찮다. 입주민 편의를 위해 게스트하우스·스터디룸·카페·소회의실·동아리실 등이 마련된 곳도 있다. 송파삼전지구 행복주택에 입주한 주부 유미래(32)씨는 “이전에 살던 오래된 다세대주택은 수리할 곳도 많고 반지하라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이곳은 새 건물이라 깨끗하고 주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아이를 키우기 좋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에 대한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더 많은 입주 기회가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유입인구는 20~30대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행복주택 공급은 태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도심 내 입지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부지가 많지 않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적당한 부지가 없는 상태에서 실적 채우기에 치중하면 애초 취지에서 벗어난 입지에 행복주택이 들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LH 관계자는 “노후주택을 매입해 재건축하는 등 다양한 사업 방식을 통해 행복주택을 꾸준히 공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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