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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중앙서울마라톤] SNS로 모여 자유롭게 달려요, 우리는 2030 ‘러닝크루’

중앙일보 2016.11.07 00:52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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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대학생·직장인이 주축인 러닝 크루 ‘런래빗런(Runrabbitrun)’ 회원들이 출발 전 선전을 다짐하며 점프하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10㎞ 부문에 참가한 ‘런래빗런(Runrabbit run)’ 은 신개념 마라톤 동호회다.

강제성 없이 즐겁게 만나 취미 공유
대학생·직장인 등 젊은층 사이 인기
10㎞ 도전 15명 모두 1시간내 주파
최고령 81세 이창덕씨도 10㎞ 완주

2년 전 결성된 런래빗런은 대학생과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러닝 크루(running crew)’를 표방한다. 러닝 크루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결성된 스포츠 동호회의 종류다. 직장·학교·지역 이름 아래 모인 기존 동호회들과 달리 활동이 강제적이지 않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한다. 억지로 모임에 출석도장을 찍을 필요도 없다. 자유분방한 20~30대 사이에서 러닝 크루가 빠르게 늘고 이유다.

런래빗런의 운영자 김진국(26)씨는 “친근하면서 호기심 많고 잘 달리는 ‘토끼’를 팀 이름에 넣었다. 미국의 힙합가수 에미넴이 부른 ‘런래빗(Run rabbit)’이란 노래를 듣고 팀 이름을 이렇게 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런래빗런에는 49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20명 정도고, 중앙서울마라톤에는 15명이 참가했다. 운영진은 매번 다른 훈련 장소를 지정하고, 회원들은 알아서 모인다. 남산·한강변·올림픽공원 등 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대학생·직장인이 주축이다. 성비는 반반인데 여성 회원비율이 다른 크루에 비해 높은 편이다. 회원 중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경험한 사람은 5명 정도다.

런래빗런 회원들은 ‘재미’와 ‘건강’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구현모(25)씨는 “우리 크루는 초보자도 쉽게 참가할 수 있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장점”이라고 말했다. 장태철(31)씨는 “1년 전 달리기를 시작해 몸무게를 10㎏ 넘게 줄였다. 30㎏를 뺀 회원도 있다”고 전했다. 여성회원 이지은(26)씨는 “처음에는 1㎞를 뛰는 것도 버거웠다. 멀리서 버스를 보면 뛸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내가 지금은 열심히 달려 버스를 잡는다. 일상 속에 달리기가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참가한 15명의 회원들은 모두 10㎞를 1시간 내에 완주했다. 대학생 손희병(24)씨는 “마라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실력이 는다”고 말했다. 송준희(27)씨는 “힘들지만 달리기를 멈출 수 없다.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사람만 아는 매력”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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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엔 노익장을 과시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최고령 참가자 이창덕(81·사진)씨도 10㎞ 코스를 거뜬하게 완주했다. 그는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나면 표현할 수 없는 힘이 솟는다”고 마라톤의 매력을 설명했다.

69세이던 지난 2003년 마라톤에 입문했다는 이씨는 풀코스 36회를 포함해 100회 이상 레이스에 나섰던 마라톤 마니아다. 2014년 중앙서울마라톤에선 풀코스에 도전했지만 35㎞ 지점에서 레이스를 포기했다. 올해는 10㎞에도 도전, 무난하게 완주했다. 이씨는 “가장 큰 후원자이자 감독은 아내다. 날이 더우나 비바람이 부나 늘 함께 다닌다. 아내와 함께 달린 마라톤 대회가 20차례나 된다”며 “LA 마라톤에 아내와 함께 출전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날 레이스 준비를 도운 아내 이영자(75) 씨는 “마라톤은 건강에도 좋고, 부부가 같이 하기에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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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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