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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오키나와인 장수 비결, 식물영양소 풍부한 밥상 덕이죠

중앙일보 2016.11.07 00:01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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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두부·마늘·얌·여주·감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장수 마을’로 선정한 일본 오키나와의 전통식단이다.

[기획 대담] 오키나와국제대 윌콕스 교수, 뉴트리라이트 그로 연구원


이 음식에 장수(長壽) 비결이 숨어 있을까.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중 국제 식물영양소 심포지엄’ 현장에서 오키나와국제대학 크레이그 윌콕스 교수와 암웨이 뉴트리라이트 데이비드 그로 수석연구원을 만나 그 해답을 들었다.
 
장수를 결정짓는 유전자가 있나.
윌콕스="있다. 폭소-3(FOXO-3)라는 유전자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에 따르면 폭소-3 유전자는 노화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세포주기와 당 대사,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하고 손상된 DNA를 복구한다. 또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인다. 폭소-3 유전자가 노화를 해결한다고 해서 ‘마스터 유전자’로도 불린다. 이 유전자는 모양에 따라 GG형, GT형, TT형으로 나뉜다. 그중 GG형을 가진 사람이 오래 살 확률이 높다. 반면에 TT형을 가진 사람은 세 유형 중 타고난 수명이 가장 짧다. GG형과 GT형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TT형보다 각각 3배, 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와이대 의대와 함께 고령의 일본인 3584명, 백인 1794명, 흑인 1281명의 생존기간을 최장 16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랬더니 인종과 상관없이 GG나 GT형인 사람은 TT형인 사람보다 사망률이 10%나 낮았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6%나 낮았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에이징셀(Aging Cell)’에 실렸다.”
오키나와인의 장수 비결이 궁금하다.
그로="놀랍게도 오키나와인은 유전적으로 오래 살기에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일본인이 흑인·백인에 비해 G유전자를 적게 가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오키나와인의 평균수명은 81.2세로 일본 전체 평균(79.9세)보다 높고 그리스(78.1세), 미국(76.8세)과도 차이가 크다. 이렇게 오키나와인이 오래 사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만의 특별한 전통식단 때문이다. 오키나와는 동네 곳곳에 고구마 트럭이 돌아다닐 정도로 고구마가 주식이다. 고구마엔 베타카로틴 같은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하는 식물영양소가 풍부하다. 과거 오키나와는 향신료가 이동하던 경로였다. 예로부터 카레와 함께 향신료를 많이 먹어 왔다. 카레 향신료엔 식물영양소인 커큐민이 많다. 토란·감자·얌 같은 채소는 날마다 밥상에 오른다. 이런 전통 식단에 풍부한 식물영양소는 노화를 막고 염증을 줄인다.”
 
오키나와 식단이 수명을 늘리는 이유는.
윌콕스="고령의 오키나와인(1900~1910년생)이 대부분인 일본인 3584명을 9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랬더니 G유전자가 없어도 식물영양소가 풍부한 오키나와 전통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G유전자가 있지만 건강한 식단을 챙겨먹지 않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았다. 이는 바로 식물영양소가 유전적으로 정해진 수명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 연구결과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1994년 캐나다 토론토대에서 항노화 식품을 연구하던 중 105세의 최고령 피험자인 오야 카와의 집에 간 적이 있다. 당시 카와 부부는 그들의 밥상을 내게 보여줬다. 오키나와 전통식단이었다. 캐나다에서 구할 수 없는 여주는 애호박으로 대체할 정도로 전통식단을 고집했다. 그 식단에 장수 비결이 숨어 있을 것이란 힌트를 얻어 오키나와 전통식단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이 전통식단이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인 150명을 대상으로 4주간 오키나와 전통식단을 먹게 했다. 4주 뒤 참가자 그룹의 평균 혈압이 눈에 띄게 내려갔다.”


 
식물영양소의 기능을 더 연구할 계획인가.
그로="그렇다. G유전자가 없는 사람(TT형)도 식물영양소를 먹으면 폭소-3 유전자를 활성화해 수명을 어느 정도 연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식물영양소가 폭소-3 유전자를 더 활성화하는지 윌콕스 교수와 함께 추가 연구할 계획이다. 뉴트리라이트는 지난해부터 ‘웰(well)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건강한 노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활방식을 찾는 게 목적이다. 그 일환으로 미국 스탠퍼드대 예방의학연구센터와 함께 지난해부터 5년간의 임상 연구에 착수했다. 스탠퍼드대에 연구비 1000만 달러(약 115억원)를 지원했다. 지난 9월엔 미국과 중화권(중국·대만)에서 임상시험에 참가할 건강한 성인 1만여 명을 모집했다. 이들의 식사 일지와 혈액을 분석해 어떤 식물영양소가 혈액 내 어떤 성분을 늘리고 폭소-3 유전자를 활성화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내년 말께 제1차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식물영양소=채소·과일 같은 식물이 자외선이나 해충·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빨강, 초록, 노랑, 하양, 보라색의 물질이다. 양파·사과의 케르세틴, 녹차의 카테킨, 포도의 안토시아닌 등 그 종류만 2만5000가지가 넘는다. 식물영양소는 세포 노화를 막고 해독·면역기능을 돕는다. 특히 항산화 기능이 강력하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물에 이어 ‘제7의 영양소’로도 불린다.
 
크레이그 윌콕스(Craig Willcox) 교수
일본 오키나와국제대학 국제공공보건·노인학과 교수. 2001년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의료인류학 박사학위를, 2002년 일본 류큐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저서 『오키나와 프로그램』(2001년)과 『오키나와 식단 계획』(2005년)은 미국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데이비드 그로(David G. Groh) 수석연구원
암웨이의 비타민·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Nutrilite)’의 수석연구원. 1988년 미국 미시간주의 그랜드밸리주립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27년간 암웨이의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함께 웰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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