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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손톱 물어뜯는 아이, 사마귀 잘 생겨…발톱 둥글게 깎으면, 살을 찔러 곪아

중앙일보 2016.11.07 00:01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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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발끝에는 작지만 단단한 피부 갑옷이 있다. 외부 충격에 약한 손·발 피부를 보호하는 1차 방어선인 손발톱이다. 투명하고 매끈한 손발톱은 깔끔한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약하고 예민한 손발톱 밑 피부를 보호한다.

생활습관에 따른 손발톱 질환

손끝에서 미세한 감각을 느끼고 발끝에 체중을 실어 걸을 수 있는 건 손발톱이 건강한 덕분이다. 그러다 보니 손발톱은 신체 최전선에서 외부와 접촉이 잦다. 다양한 질환에 잘 노출된다.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는 “손발톱은 무좀뿐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이나 종양 같은 여러 질병이 생기는 피부기관”이라고 말했다. 손발톱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연령대와 생활습관에 따라 생기기 쉬운 손발톱 질환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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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약한 어린이 ‘손발톱 사마귀’
손발톱이 부스러지거나 갈라지고 변형되는 주된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 탓이다. 손발톱 주변의 거스러미를 손으로 잡아 뜯거나 손톱을 치아로 물어뜯는 버릇 때문에 손발톱이 약해진다. 이때 상처가 생기면 바이러스의 좋은 공격 대상이 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에게 ‘손발톱 사마귀’가 잘 생기는 이유다. 사마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질환이다. 국제성모병원 피부과 유광호 교수는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사마귀에 잘 노출된다”고 말했다. 손발톱 밑이나 주변에 난 사마귀는 개수가 적고 크기도 작아 눈에 잘 안 띈다. 유 교수는 “아이 손톱 주변에 난 사마귀를 굳은살인 줄 알고 방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발톱 주변에 난 사마귀를 없애려고 손으로 잡아떼거나 손톱깎이로 자르려 할수록 사마귀는 더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유광호 교수는 “사마귀는 압력이 가해지면 안으로 더 파고드는 성질이 있다. 다른 손으로 뜯다가 그 손까지 사마귀에 감염된다”고 말했다. 손발톱 사마귀는 초기에 치료를 놓치면 치료기간이 길어져 만성으로 악화하기 쉽다. 유 교수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한 데다 치료 과정에서 통증을 참기 힘들어한다”며 “사마귀가 자랄수록 치료 횟수가 늘고 기간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맨발에 꽉 끼는 신발 ‘내향성 손발톱’

손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내향성 손발톱’ 환자 3명 중 1명은 10대다. 내향성 발톱은 맨발로, 또는 발에 꽉 맞는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 걷거나 뛰어 발톱이 계속 자극을 받을 때 생긴다. 발톱을 손질할 때 일(一)자가 아닌 둥근 형태로 자르는 것도 문제다. 발톱을 둥글게 깎으면 발톱 양끝이 살 쪽으로 깊게 패어 주변 살이 올라온다. 발톱이 같이 자라면서 살을 찌른다. 이 과정이 반복돼 내향성 손발톱으로 악화한다. 내향성 손발톱은 엄지발가락에 주로 생긴다. 엄지발가락은 몸을 지탱하는 부위로 발톱이 받는 압력과 충격이 크다.

초기엔 약간 빨개지며 통증이 가벼워 불편함을 잘 못 느낀다. 그러다 피부가 붓고 진물이 나며 곪는다. 내향성 손발톱을 예방하려면 손질할 때 발톱 양옆 모서리 끝이 외부에 노출되도록 일자로 자른다. 바짝 깎지 말고 1㎜ 정도 길이를 남기고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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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 약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감염·변형

손발톱과 손발톱 밑 피부 사이에 노폐물이 끼면서 벌어지는 ‘손발톱 박리증’도 잘못된 생활습관 탓에 잘 생긴다. 유광호 교수는 “손발톱이 늘 축축해 습진이 만성화하고 세제가 깨끗이 씻기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분리된 손발톱은 잘라내고, 손과 발은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매니큐어와 아세톤을 자주 써 손발톱에 화학 잔여물이 남으면 손발톱 표면이 얇은 막처럼 벗어지면서 약해진다.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김미리 교수는 “손발톱이 약할 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약한 충격이더라도 그게 지속하면 염증·변형 같은 손발톱 질환으로 악화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약해진 손발톱에 영양제를 바르는 건 손발톱을 건강하게 되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까? 김미리 교수는 “시중에 나온 영양제가 손발톱을 투과해 영양을 공급하는 건 아니므로 손발톱을 약하게 하는 원인을 교정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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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 상처, 당뇨 환자에겐 위험

다양한 손발톱 질환 중 하나는 손발톱 밑에 작은 혹이 생긴 ‘사구종양’이다. 가시에 찔린 듯 날카로운 통증이 있고 날씨가 추우면 통증이 심해진다. 손발톱 주위가 가려우면서 표면이 사포로 갈린 것처럼 거칠어진 ‘손발톱 거침증’도 있다. 광택이 없고 손발톱이 얇아지며 잘 부스러진다.

다양한 손발톱 질환이 있지만 제때 치료받는 경우는 드물다. 전지현 교수는 “손발톱에 생기는 병을 무좀이라고만 생각해 잘못된 치료를 하는 동안 염증이 손발까지 퍼지고 손발톱이 변형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흔하다”고 말했다. 손발톱이 붓고 열감·통증이 있으면 스스로 약을 바르거나 건드리지 말고 병원을 찾는다.

치료 시기를 놓쳐 손발톱이 망가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전 교수는 “손상 때문에 변형된 손발톱은 새로 만들어지는 손발톱에 밀려 대체돼야 사라진다”고 말했다. 손톱은 6개월, 발톱은 최대 18개월이 걸린다.

그래서 손발톱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게 먼저다. 손발톱 주변 거스러미는 손톱깎이나 가위로 잘라낸다. 손발톱을 손질하는 도구는 개인용을 쓰거나 소독해 이용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손발톱 관리에 더 유의한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감각이 무뎌 손발톱 끝에 상처가 나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유 교수는 “당뇨환자에게 생긴 손발톱 상처는 자칫 전신 감염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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