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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ravel] 수천 년 풍상 겪은 경주, 이번에도 활기 찾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6.11.05 01:23 0면 지면보기
| 11월 편집장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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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회랑에서 바라본 석가탑.[중앙포토]


경주와의 인연은 참으로 오래됐습니다. 아직도 고향 집에 있는 수십 년 된 앨범 속에 그 증거가 남아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불국사 석가탑 앞에서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이 있습니다.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 것 같으니 벌써 40년은 지났을 겁니다.

사실 경주는 어찌 보면 '마음의 고향' 같은 곳입니다. 고향(경북 청도)과 맞붙은 곳이었기에 어릴 때부터 정말 자주 놀러 갔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안보 교육을 받으러, 대학교 때는 캠핑하러, 그리고 취직 후에는 취재차 갔습니다. 어떤 때는 일부러 대구에서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간 여행지가 바로 경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불국사 회랑에 기대어 석가탑을 바라보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거든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아직 경주를 가 보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요? 초·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한 번쯤 다녀왔을 것입니다. 아니면 친구나 가족과 함께 다녀오거나요.

경주는 사시사철 언제 찾아가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봄이면 보문호수에 핀 벚꽃에 감탄했고, 여름이면 시원한 감포 앞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가을에 경주는 온통 황금빛 물결입니다. 눈 덮인 겨울, 경주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 같습니다.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경주의 매력은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신라의 천년 숨결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 경주가 지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2일 규모 5.8의 지진 때문에 경주를 찾는 발걸음이 뚝 끊어졌다고 합니다. 지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것이었고 그에 따른 여진이 500번 가까이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풍상을 겪은 경주 아니겠습니까. 곧 지진의 아픈 상처를 딛고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믿습니다. 이번 가을, 오랜만에 경주에나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편집장 이석희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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